세계경제의 성장률은 중국, 인도 등 인구대국의 시장경제 편입 등에 힘입어 80년대의 3.2%에서 2000년대에는 4.1%로 상승했다. 반면 국내경제는 금융위기를 겪으며 성장잠재력이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80년대 8.6%이던 GDP 성장률이 2000년대에는 4.4%로 하락했다. 특히 최근에는 과도한 가계대출 및 높은 수출의존도 등 국내경제의 취약성으로 저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하나금융그룹 소속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8일 저성장 기조의 고착화와 저금리 현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장기 저성장 대응 보고서’ 시리즈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시리즈 첫 번째 주제인 ‘저성장, 고착화되는가?’ 리포트를 통해서는 저성장의 배경에 대해 알아보고 저성장 기조의 현실화 가능성을 진단했다.
 
◆ 성장률 둔화의 주범은 '내수 위축'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나라 성장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설비투자 등 고정투자 둔화를 지목했다.
 
70년대에 17.9%에 달했던 고정투자 증가율이 최근(2003~2012년)에는 1.6%로 추락함에 따라 1970년대에 40%에 육박하던 고정투자의 성장 기여율이 10%대로 추락하는 등 양적성장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가계부채 부담과 부동산 시장 부진과 같은 구조적인 요인이 민간소비 여력을 제한하는 것도 내수를 위축시키며 성장률 둔화에 일조했다고 밝혔다.
 
◆ 저성장 방치 시 '일본보다 심각한 상황' 우려
 
금융위기 이후 국내경제의 성장률 둔화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보다 낮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저성장 문제를 방치할 경우 성장 잠재력이 갈수록 훼손되고, 성장이 다시 둔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일본과 같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질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은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당시 세계 2위의 경제대국(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이었으나,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국내경제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빠질 경우 90년대의 일본보다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됐다.
 
◆ 생산요소 이탈 방지를 위해 적극적인 대응 필요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성장률의 반등을 위해서는 노동이나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투입을 확대해 성장 기여도를 제고해야 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이들의 확대에 한계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수적인 투자관행, 해외투자 선호와 사이클이 짧은 IT위주의 투자 흐름을 바꾸지 못하면 과거와 같은 설비투자에 따른 성장 기여를 기대하기 어렵고, 생산과 소비 등 경제활동이 활발한 핵심생산인구(25세~49세 인구계층)가 2008년을 정점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에도 제한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특히 주요국 중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보다도 급속한 고령화를 맞고 있어 경제에 미칠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생산요소의 이탈(breakaway)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정부 및 기업의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