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엔저현상으로 일본인 관광객이 크게 줄고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국에 온 일본인 관광객은 20만2000여명이다. 이는 지난 2001년 2월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지난해 4월 29만8000여명에 비해서도 1만명가량 줄어들었다. 엔화약세와 북핵 위기 등의 여파로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일본인이 빠져나간 국내 관광업계를 중국인이 채우고 있다. 지난 4월 중국인 입국자는 33만5000여명으로 전년 동기대비 50.9% 증가했다. 5월에도 27만9000여명이 입국(전년 동기대비 32.4%)했다. 올해 1~4월까지 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05만8000여명으로 전년보다 41.7% 늘어나면서 일본인(91만5000여명)을 제치고 국가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가장 수혜를 입은 업종은 외국인 카지노업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총매출은 중국관광객 증가에 힘입어 2011년 13.5% 증가한데 이어 2012년 11.1% 늘어나는 등 두자리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배석준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인 매출비중이 높은 면세사업자와 외국인 카지노업종에 긍정적인 모멘텀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인전용 카지노업체인 파라다이스와 GKL의 주가도 4월 들어 급증했다. 올 초(1월2일) 1만7200원이었던 파라다이스의 주가는 5월31일 2만4450원으로 42.15% 올랐다. GKL 역시 올 초 2만9250원에서 5월31일 3만7000원으로 26.5% 상승했다. 두 종목 모두 5월30일 장중에 최고가를 찍었다.
그러나 6월 들어 카지노주의 주가는 하락추세로 전환됐다. 6월20일 현재 파라다이스는 2만3900원으로 2.25%, GLK는 3만3850원으로 8.51% 하락했다.
카지노주는 일반적으로 7~8월 휴가기간에 상승세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서머주식'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전에 실적이 선반영돼 오히려 한여름에 가까워지면서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카지노주들이 '꼭지'를 찍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연초부터 무섭게 달리던 카지노주는 '꼭지'를 찍고 하락하게 되는 것일까.
중국 관광객 증가, 카지노주 수혜
증권업계는 카지노주들이 최근 주가조정을 받고 있지만, 상승모멘텀이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주가하락은 추가 매수를 위한 좋은 기회라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를 이용한 중국인은 2005년 10만명 수준에 불과했으나 2006년 이후 그 수가 급증하기 시작해 2011년에는 70만명으로 증가, 연평균 31.5%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박세진 B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카지노는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돼 이익개선의 가시성이 높다"며 "특히 마카오와 달리 직접 마케팅 위주의 영업방식을 채택, 수익성이 높아 중국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일본인 대신 중국인이 국내 관광산업의 중심이 됐다는 점은 특히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업체의 실적 증가에 도움이 되고 있다.
박세진 애널리스트는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북동부지역에 거주하는 중국 부유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국내 카지노의 중국 VIP는 대부분 중국 북동부지역 출신이며, 중국 VIP 성장률은 연평균 27.0%로 전체 VIP 성장률 13.5%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중국 북동부지역의 1인당 GDP(국내총생산)는 중국 전체 GDP 대비 2배 이상 높고, 해당지역 인구 가운데 한국카지노 고객은 1%에 불과해 향후 VIP 증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VIP의 경우 '드랍액'(고객이 카지노에서 사용한 금액)이 크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박성호 동양증권 애널리스트트 "2008~2009년 이후 한국 외국인전용 카지노시장은 중국인 VIP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중국인 VIP 1명이 한국카지노에서 1회 방문당 평균적으로 환전하는 드롭액은 1억~2억원 수준으로 일본인 VIP 대비 2~4배가량 많다"며 "지난해 파라다이스 및 GKL의 합산 드롭액 기준으로 중국인 VIP가 전체 드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에 달해 외국인전용 카지노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홀드율'(카지노에서 게임을 하기 위해 고객이 카지노에 지불한 금액 중에서 결과적으로 카지노가 벌어들인 금액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파라다이스와 GKL 모두 10%를 상회하는 드랍액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무엇보다 홀드율이 예상 평균 홀드율을 상회하면서 2분기 실적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6월에 큰 변동이 없는 한 별도기준 영업이익은 파라다이스와 GKL이 각각 330억원(전년대비 51%), 460억원(전년대비 28%) 증가하는 양호한 실적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파라다이스 vs. GKL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파라다이스와 GKL 모두 장점과 약점을 갖고 있다.
파라다이스의 가장 큰 약점은 외국인관광객의 출입 비중이 높은 워커힐점이다. 워커힐점의 드롭액 증가율이 계속해서 한자리수의 저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제주 그랜드점의 매출 신장이 기대된다. 또한 3분기에는 인천 파라다이스 카지노를 '파라다이스 세가 새미'(Paradise Sega Sammy)로 합병(파라다이스 지분율 55%)함에 따라 3분기 이후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GKL은 현재 추진 중인 제주도 복합리조트사업이 아직 부지나 투자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 그러나 GKL은 지난 4월 말 베팅한도 상향(기존 1억원→3억원)의 영향으로 4분기 이후 고액배팅 고객(High-Roller)의 추가 유입이 기대되고 있다.
박종대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전용 카지노업체들의 주가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만 펀더멘털과 실적은 꾸준히 개선세에 있다"며 "수급적인 요인에 따라 주가가 급락할 때는 오히려 조금씩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8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