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 시세차익을 겨냥하는 투자수단만이 아니라 주거에 필수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주식이나 펀드 등이 생활에 필요한 수단이 아니고 오직 투자수단인 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더욱이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대비가 점점 더 중요해지는 추세다. 노후에 고정수입이 크게 줄거나 사라진 후에도 주택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미리부터 신경쓰고 대비해야 한다. 고정 일자리와 고정수입이 있을 때, 사업을 통해 수입이 잘 들어오고 있을 때, 맞벌이를 하고 있을 때, 좀 더 근검절약하면서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은 노후의 주거수단까지 확보해두는 것이다. 또한 노후에 들어갈 전세금을 미리 조달해두는 의미가 되며 월세가 아무리 올라도 그 월세를 미리 마련해둔 것이 된다.
노후에 전세보증금이나 월세 지불로 인한 주거비가 줄어드는 만큼 노후생활은 여유로워진다. 현금성 자산을 많이 축적했다가 현금으로부터 나오는 이자나 보유한 부동산의 임대소득으로 노후 주거비를 모두 조달할 수 있는 사람은 자산 상위계층에 국한된다.
중간계층의 경우 각종 연금에서 나오는 돈으로 생활비 전부를 충당하기가 힘든 편이다. 더욱이 생활비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장기적으로 올라가기 마련이므로, 주거비 또한 이에 어느 정도 연동해 상승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구입할 때 가격이 떨어지는 것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사용가치를 얻어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주택도 사용가치, 즉 주거가치를 얻어낸다는 점에서 오직 시세동향만으로 구입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본질에서 벗어난다.
집은 자신과 가족이 하루의 상당한 시간을 생활하는 소중한 공간이다. 소득으로 충분히 갚아나갈 수 있는 금액의 범위 내에서 대출받는다면 구입 후 아파트시세가 떨어지더라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어차피 노후까지 살 집이니까. 필자도 드디어 아파트를 구입할 능력이 돼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할 때, 미래 시세변화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교통과 생활여건이 매우 편리하고 가족이 살기 편안하면서 적당한 규모의 집인지만 신경썼다.
대개는 내 집이 없을 때 아파트 매매가가 올라가면 속상해하고, 내려가면 다행이라고 좋아한다. 하지만 내 집이 있을 때는 가격이 오르면 팔고 현금화해 다른데 사용할목적이 아니고 죽을 때까지 내 집에서 살겠다는 생각이라면 크게 상관없다.
가격변화에 따라 담보가치가 변하는 것뿐이다. 도중에 이사를 가더라도 가격이 올라가면 올라가는대로 비싼 값에 팔고 다른 집도 비싼 값에 구입하면 된다. 가격이 내려가면 내려가는대로 싼 값에 팔고 다른 집도 싼 값에 구입해 이사갈 수도 있다.
죽을 때 아파트를 무덤 속까지 가지고 갈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동안 효용성을 극대화하면서 살면 된다. 남의 집이 아니고 내 집이기에 못도 마음대로 박을 수 있고 간단한 개조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붙박이장을 해도 되고, 베란다를 확장해도 되고, 주방가구 구조와 실내 인테리어도 원하는대로 바꿀 수 있다.
필자는 생애 최초로 내 집을 마련하기 전에 6번이나 이사를 했다. 7번째로 들어간 집은 남의 집이 아니라 온전한 내 집이므로 더 이상 이사를 하지 않고, 살고 싶은 만큼 얼마든지 살아도 된다는 점에서도 흡족해했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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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