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기회복 기대 투자자에 인기
담보 회수율 높지만 부도 위험도

최근 투자자 사이에서 시니어론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니어론(Senior Loan)이란 미국의 금융사들이 신용등급(S&P 기준 BBB-)이 낮은 기업에 담보를 잡고 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간접투자하는 상품이 '시니어론펀드'다.

◇시니어론, 변동이자율·안정성이 매력

시니어론을 통해 대출받는 기업들은 유무형 자산이나 주식 등을 담보로 제공하게 되며, 구조상 다른 부채(2순위 담보채권, 하이일드채권·전환사채)보다 우선적으로 상환해야 되기 때문에 선순위 담보 대출채권으로 분류된다.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일반적으로 리보 금리 사용)에 따라 변동된다. 일반적으로 시장금리에 신용 스프레드가 가산되는데, 발행 시 합의한 최저보장수준을 기준으로 금리가 결정된다.

일반채권의 경우 금리가 오르면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시니어론의 경우 기업의 대출금리가 함께 오르기 때문에 금리상승에 따른 수익률 저하를 상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사실상 미국의 금리가 상승할 경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했던 시니어론은 2010년 이후 빠르게 증가해왔다. 미국 회사채 발행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10조4000억달러 수준인데, 이 가운데 시니어론시장은 약 13%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양적완화 축소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점진적 금리상승 우려가 더해지며 유망 투자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한동안 인기를 끌었던 하이일드채권과는 달리 금리상승기에 이자수익이 상승할 수 있는데, 최근 소시에테제네랄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017년이 되면 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향후 전망이 밝다는 소리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관계자는 "시니어론의 인기비결은 변동이자율과 안정성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 관계자는 "하이일드채권과 비슷하지만 변동금리를 적용받고 채권발행 기업의 자산이 담보로 제공되므로 부도 시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다"며 "실제 시니어론의 회수율은 8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덧붙였다.

◇금리상승기 리스크 줄일 수 있는 대안상품

이를 반영하듯 시니어론펀드 상품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연초 IBK·ING·KTB자산운용과 함께 시니어론 사모펀드를 판매했다. 판매금액은 400억원 정도이며, 지난 7월30일 기준으로 수익률은 보합 또는 0.9%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공·사모를 떠나 원론적으로 시니어론은 이자, 환헤지, ETF에서 수익이 발생할 수 있어 대략 연 7~9%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렇듯 상반기 사모형태로 출시됐던 시니어론은 하반기 들어 공모형태로 바뀌는 모습이다. 부자들만 향유하던 상품이 일반투자자에게도 개방된 것이다. 상품형태도 시니어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거나 다른 상품과의 연계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등 다양하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지난 7일 공모형 시니어론 1호펀드인 '신한BNPP시니어론특별자산투자신탁제1호(H)[대출채권-재간접형]'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시니어론에 집중해 투자한다. 출시 첫날 3억여원이 몰리는 등 투자자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나UBS자산운용은 미국 하이일드와 시니어론 ETF에 투자해 시장국면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하나UBS글로벌스마트리턴증권투자신탁[채권-재간접형]'을 출시, 지난 12일부터 하나은행·외환은행·하나대투증권 등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

김종원 하나UBS자산운용 상품본부장은 "이 상품은 이미 사모펀드로 여러번 출시됐던 시니어론펀드에서 한단계 진화한 것"이라며 "경기가 개선됨에 따라 금리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황에서 시니어론과 단기 하이일드, 높은 성장성을 기대할 수 있는 미국 하이일드에 투자한다면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미국의 시니어론 ETF와 하이일드채권 ETF 등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시니어론플러스특별자산펀드(대출채권-재간접형)'을 출시했다. 이 펀드는 시니어론 ETF에 선별 분산투자하고, 하이일드채권과 물가연동채권 ETF 등에 투자한다.

배현의 한국투자신탁운용 AI운용본부 팀장은 "금리상승기에 투자대안으로 부상한 시니어론ETF 등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고 가격상승을 통한 자본수익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상품"이라면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수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유의할 점도 있다. 시니어론의 주요 채무자가 투기등급 기업인 만큼 투자위험도 크다는 점이다. 또 선순위 담보대출로 하이일드채권보다는 회수율이 높지만 100% 회수가 안될 경우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기업부도율은 2%가량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만약 미국경기가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한다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미국경기가 악화돼 기업 부도가 늘어나면 시니어론 관련 상품도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나친 쏠림현상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