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월가와 미디어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다.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5월18일 IPO(기업공개) 이후 처음으로 공모가 38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지난 5일에는 39.19달러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 시가총액은 1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해 주가가 한때 IPO 공모가 대비 절반 이하로 급락하며 '10년 내 최악의 IPO'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페이스북이 명예를 회복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광고 사업이 궤도에 진입하면서 2분기 순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이에 반해 136년의 역사를 가진 워싱턴포스트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5일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에게 매각됐다. 베조스가 개인 자격으로 인수한 워싱턴포스크의 인수가격은 2억5000만달러다.
페이스북이 IPO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며 새로운 역사를 쓴 날, 공교롭게도 워싱턴포스트는 추락하며 온라인 유통업체의 창업자에게 팔린 것이다.
◆ 페이스북, 실적도 주가도 '서프라이즈'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기업인 페이스북은 지난해 5월 시장의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상장했다. 인터넷·모바일 시대의 대표기업인 만큼 주가도 날개를 달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상장 첫날부터 일부 대형기관 투자자에게 정보를 먼저 제공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실적부진과 주가급락으로 '10년 내 최악의 IPO'로 불릴 정도로 처참한 성적을 냈다. '공모가가 거품'이라는 논란이 자연스럽게 부각됐고, 공모가를 회복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월가의 전망이 잇따랐다.
그러나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페이스북은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주가는 2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하루만에 무려 29.61%나 급등했다.
페이스북의 2분기 주당 순이익은 13센트로 지난해 2분기 주당 8센트 순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섰고, 일회성 경비를 제외한 조정순이익은 주당 19센트로 시장예상치인 주당 14센트를 크게 상회했다.
페이스북의 실적이 이처럼 빠른 시간에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모바일 사용자 급증에 따른 수익성 증가와 모바일 게임 런칭 기대감 등이 주가 급등을 이끈 것이다.
이 같은 주가 상승세는 8월 초에도 이어졌고, 페이스북은 마침내 지난 2일 종가기준으로 공모가 38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5일에는 상장후 최고가를 새로 썼다.
또한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50% 이상 급등했다.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사업에 주력하겠다고 꾸준히 밝힌 게 랠리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페이스북의 향후 주가에 대한 월가의 전망은 아직도 엇갈리고 있다. 2분기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이 내놓은 페이스북의 1년 뒤 주가 전망치는 평균 37.24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일부 투자은행들은 페이스북의 향후 1년 목표주가를 시가총액 1000억달러 달성이 가능한 41.5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파이퍼제프리,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JP모간, 애틀랜틱에퀴티 등이다.
이 가운데 페이스북의 목표주가를 46달러로 상향조정한 파이퍼제프리의 진 먼스터 애널리스트는 동영상 광고와 페이스북이 인수한 사진공유 SNS인 인스타그램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새로운 시대를 열었기 때문에 앞으로 페이스북 실적과 주가는 월가의 전망을 무색케 할 정도로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의 잣대로 실적과 주가를 전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것.
이런 가운데 페이스북의 '2인자'로 통하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최근 페이스북 주식 9100만달러(약 1011억원)어치를 매각해 눈길을 끌었다.
샌드버그는 지난 7일 페이스북 주식 237만주를 팔았다. 주당 평균 매각가격은 지난해 5월 기업공개(IPO) 때의 공모가였던 38달러를 웃돌았다. 이번 거래로 샌드버그는 9100만달러를 손에 넣었다.
샌드버그는 이번에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 IPO(기업공개) 때 가지고 있던 전체 주식의 5.1%를 처분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기부 외에는 아직까지 자신이 보유한 회사 주식에 손을 대지 않았다. 저커버그가 보유하고 있는 페이스북 주식 평가액은 현재 191억달러에 달한다.
◆ 아마존 창업자, 워싱턴포스트 인수 의미
페이스북이 모바일시대에 새로운 날개짓을 펼치고 있는 반면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보도로 유명한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추락의 길을 걸고 있다.
아마존닷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가 WP를 인수한 것은 인터넷이 기존 미디어를 제압한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베조스는 지난 5일 아마존이라는 법인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했고, 인수대금 2억5000만달러(약2800억원)를 올해 말까지 지급키로 했다.
미국 워싱턴D.C.에 본사가 있는 워싱턴포스트는 136년의 역사가 있는 신문으로 1973년에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보도하며 닉슨 대통령의 사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최근 신문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며 경영난을 겪어왔다.
이번 워싱턴포스트 매각이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미국을 대표하는 유력지가 2011년에 AOL에 인수된 온라인미디어 허핑턴포스트의 매각대금(3억1500만달러, 약 3500억원)보다 낮게 팔렸기 때문이다.
베조스는 포브스가 집계하는 세계 19위의 부자로 순재산 가치만 25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베조스는 워싱턴포스트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왜 인수를 하게 됐는지,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시사했다.
그는 "워싱턴포스트가 추구하는 가치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면서도 "인터넷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모든 요소를 바꾸고 있다. (뉴스시장은)인터넷으로 인해 뉴스 사이클이 짧아지고 있고 그동안의 수익모델은 잠식되고 있으며, 또한 새로운 경쟁으로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우리는 새로운 발명을 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실험을 해야 한다. 우리의 모든 잣대는 독자가 될 것이고, 나는 그런 새로운 발명의 기회를 갖게 된 것에 흥분되며 미래에 대해 낙관한다"고 밝혔다.
베조스의 워싱턴포스트 인수가 신문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그가 밝힌 새로운 발명과 실험이 무엇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29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