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개봉하면 증권시장이 급락한다?

‘까마귀 날자 배가 떨어졌다’는 속담처럼 허황되게만 들리지만 영화의 개봉과 증권시장의 급락에서 상관관계를 찾아낸 사례가 있다.

최근 미국에서 재미있는 법칙이 등장한 '헐리우드 효과'다.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월스트리트를 배경으로 한 영화가 개봉되면 주식시장(S&P500지수)이 붕괴한다는 것이다.

이를 소개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1987년 개봉한 영화 <월스트리트>(Wall Street)의 개봉 이후 주가는 -23% 하락했다. 또한 2000년에 <보일러룸>(Boiler Room) 개봉 이후 -46%, 지난 2009년 <월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Wall Street: Money Never Sleeps)의 개봉 이후 -4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가 개봉했지만 개봉일자가 연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은 좀 더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법칙이 얼추 맞아 들어가는 것 같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어떨까. 애석하게도 국내 증권시장에 대해 다룬 영화는 많지 않다. 있다면 지난 2009년 개봉한 <작전> 정도다. 이 영화의 개봉 날짜는 지난 2009년 2월12일. 이날 종가(1179.84)부터 연말(1682.77)까지의 코스피지수는 살펴보면 총 43.6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월20일 개봉 예정인 영화 <찌라시 : 위험한 소문>

영화와 주식시장.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전혀 관계를 찾기 힘들며 어찌 보면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증권시장에서는 더욱 ‘기막힌’ 사례들도 적지 않다.

지난 1999년 독일의 '주식시장 점성술사'인 우베 크라우스는 "일반적으로 개기일식은 시장을 불안하게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천문학적 현상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끼친다는 논리다. 크라우스는 점성술로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던 사람이다.

'별자리'는 아니지만 스포츠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찾은 사례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슈퍼볼 지표’다. 미국에서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은 내셔널 풋볼 콘퍼런스(NFC) 우승팀과 아메리칸 풋볼 콘퍼런스(AFC)의 우승팀이 맞붙는 챔피언 결정전이다.

그런데 이 슈퍼볼의 결과에 따라 미국 증권시장에 대표적 지수인 다우 지수의 방향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NFC 소속팀이 우승하면 다우지수가 오르고 AFC 소속팀이 우승하면 다우지수가 떨어진다는 것.

‘헐리우드 효과’도 슈퍼볼 지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은 끼워맞추기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노 벡은 <부자들의 생각법>에서 “두가지 변수 사이의 관계, 즉 모든 통계적 관계가 우연적인 요소로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로 믿을 만한 연관성이 있는 경우도 있다”면서도 “우연에 대한 잘못된 믿음은 근거 없는 신화를 만들어내며, 이는 큰 돈을 잃게 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최근 해외에서 등장해 눈길을 끈 ‘헐리우드 효과’도 근거 없는 신화에 가까워 보인다.

이상욱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영화의 개봉이 실제의 시장 붕괴 임박의 경고메세지가 될 것인지는 의문이며, 이러한 모습은 단순한 흥밋거리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