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포럼의 정식 명칭은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orld Economic Forum Annual Meeting)다. 제네바대학 클라우스 슈밥 교수가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유럽의 기업인들과 비즈니스스쿨 교수들이 모여 산업이슈를 다루는 ‘유럽 경영인 심포지엄’(European Management Symposium)을 개최한 데서 시작됐다.
첫 포럼이 열린 1971년 당시 세계는 중동분쟁, 오일쇼크, 베트남전쟁 등 혼란과 격변의 시기를 겪고 있었고, 인류가 당면한 힘겨운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서는 도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다보스가 제격이라는 것이 슈밥 교수의 판단이었다. 휴양지 특유의 분위기에 포럼 참석자들은 경계를 풀고서 편한 복장으로 커피나 와인을 마시며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첫 회부터 31개국 450여 명이 참석해 성공적이었으며 이후 개최지역과 토론주제가 다양해지며 ‘세계경제포럼’으로 이름을 바꾸게 됐다.
다보스포럼이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 계기로는 1988년 그리스-터키 분쟁을 중재한 것이 손꼽힌다. 1987년 3월 두 국가는 에게 해를 사이에 두고 전쟁 직전의 상황으로 치달았다. 포럼 측의 지속적인 설득 끝에 이듬해 열린 포럼에 그리스와 터키의 총리가 만나 평화 협상 돌입했다. 마침내 양국 정상이 평화로운 해결을 약속한 ‘다보스선언’에 서명함으로써 양국간 분쟁이 종식되었다. ‘포럼외교’라는 명성을 얻게 된 이를 계기로 세계 공익에 이바지하겠다는 다짐을 담아 포럼의 모토를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Committed to improving the state of the World.’(더 나은 세상을 위해 헌신한다.) 이처럼 세계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포럼은 굵직한 현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장으로 자리 매김해왔다. 지금은 세계적인 어젠다 세팅 플랫폼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지구상 가장 핫하고 중요한 이슈의 중심에는 늘 다보스포럼이 있음을 보게 된다. ‘더 나은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매년 뚜벅뚜벅 걸어온 다보스포럼. 앞길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문정인·이재영 지음 | 와이즈베리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19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