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이 돌아왔다.
 
지난 8일 삼성전자는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1분기 잠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분기 대비 10.6% 감소한 53조원, 1.2% 증가한 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이 대폭 감소했지만 증권업계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것.

지금처럼 지수가 박스권에서 횡보한다는 것은 모멘텀이 없다는 걸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실적발표'는 좋든 나쁘든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마침내 개막한 1분기 어닝시즌,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

◆ 너무 떨어져서 매력적?


올 1분기 국내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는 전반적으로 높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코스피시장 상장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1조7000억원. 이는 전년대비 4.1%, 전분기대비 44.7% 증가한 것이다.

숫자만 놓고 본다면 전보다 나아진 듯 보이지만 속내는 다르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증시의 이익조정비율(ERR)은 -3.8이다. ERR은 실적 전망을 상향조정한 기업 수에서 하향조정한 기업 수를 뺀 수치다. ERR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애널리스트들이 우리나라 상장사의 이익을 추정할 때 상향조정보다 하향조정을 더 많이 했다는 걸 뜻한다.

이와 관련 고승희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실적 전망치의 하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적에 대한 눈높이가 높지 않다고 평가한다”면서 “다만 전망의 하향조정 폭이 둔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들의 실적을 급하게 하향조정하는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은 여전하다. 김대준 LIG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 증시의 저평가 매력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한국증시의 이익모멘텀이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하기에는 아직 이른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익조정비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실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잔존하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이번 어닝시즌 동안 실적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실적시즌, 그래도 괜찮은 업종은?
어려운 시기지만 그래도 타 종목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종목은 있기 마련. 증권전문가들은 어떤 방법으로 차별화된 업종과 종목을 고를까.

SK증권에 따르면 1분기 주당순이익(EPS) 변동률이 최근 1주일, 1개월 모두 상승한 업종은 미디어, 제약, 소프트웨어다. 또한 2분기 EPS 변동률을 살펴보면 건설, 운송, 디스플레이 분야의 EPS가 오름세를 나타냈다. EPS는 기업이 벌어들인 순이익을 그 기업이 발행한 총 주식수로 나눈 값이다. EPS가 오른다는 것은 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음을 뜻한다.

고승희 애널리스트는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시장에 존재하는 상황 속에서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업종은 그만큼 시장대비 견조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대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어닝시즌에는 1개월 전망치와 3개월 전망치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 종목들이 유망하다”면서 “운송, 보험, IT가전, 조선, 호텔. 레저, 건설 등의 업종이 여기에 속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어닝서프라이즈가 예상되는 종목과 이미 조정을 받은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종목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추정치와 1개월 전망치를 비교해서 최근 추정치가 더 높은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가 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SK하이닉스, LG전자, SK C&C, 아모레퍼시픽, 대우건설, 한전KPS, 아시아나항공 등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종목은 POSCO, SK텔레콤, LG화학, SK이노베이션, LG, SK, 현대제철, 삼성SDI, LG생활건강, 롯데케미칼, 한국가스공사, LG유플러스, 롯데하이마트, 씨젠 등이다.

그는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종목들은 최근 3개월 동안 상대적으로 많은 조정을 거친 경우”라면서 “이들 종목의 3개월 수익률은 평균 –10.5%였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의 수익률은 –1.28%였다.

이 애널리스트는 “어닝쇼크가 예상되는 종목들의 경우 이전 과도한 조정으로 인해 잠정실적이 발표되면 주가는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 매출액 전망이 개선된 업종들을 살펴본 결과 에너지시설 및 서비스, 복합산업, 셋톱박스, 전자장비 및 기기, 종이 및 목재, 인터넷서비스, 상업서비스, 온라인쇼핑, 내구소비재, 음료, 반도체 및 관련장비, 미디어, 가스 등인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들 종목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

특히 전자 장비 및 기기, 반도체 및 관련장비, 디스플레이 및 부품, 셋톱박스, 내구소비재, 미디어, 상업서비스, 식료품, 전력업종은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이 동시에 개선된 만큼 우선적으로 관심권에 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를 접고 2분기와 3분기에 실적이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견해도 나왔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이후 글로벌경기 회복속도가 일시적으로 둔화된 영향으로 국내기업의 1분기 실적은 부진할 전망”이라면서 “하지만 2분기부터 글로벌경기 회복이 정상화되면서 국내 기업실적도 시장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미국경기는 2분기에 한파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세가 뚜렷하고 중국경기도 1분기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면서 “2분기에 미국과 중국 G2의 경기 모멘텀으로 글로벌경기는 회복국면에 재진입할 것이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기업의 실적도 하반기에는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2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