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에서 외국기업이 100% 단독법인을 설립하는 것은 절차가 까다로워 쉬운 일이 아니다. 러시앤캐시도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러시앤캐시 관계자는 "직원들이 중국 관료를 일대일로 한명씩 만나가며 설립을 추진했다"며 "설립 준비과정부터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기까지 족히 3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등록제인 한국과 달리 중국의 소액대출사는 공상국, 상무국 등 중국 정부 관련 각 기관들의 단계별 승인을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거치면 중국에서는 여신금융업권(금융판공실 산하의 한국 여신전문금융사 해당)에 속해 제도권 금융으로 분류된다. 러시앤캐시는 한국보다 먼저 중국에서 제도권 금융사로 진입한 셈이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2012년 중국 소액대출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내 주요 금융사들이 중국시장에 먼저 진출했음에도 실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러시앤캐시가 중국진출 2년 만에 의외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러시앤캐시의 텐진(天津)·선전(深川)법인은 올해 손익분기점(BEP)을 맞췄다. 러시앤캐시가 제공한 법인 경영성과 자료에 따르면 텐진아프로유한공사는 2012년 6월 설립 이후 6개월간 영업실적이 저조했지만 같은 해 12월부터 성장하기 시작했다. 올해 4월 기준 고객수는 7500여명, 대출잔액은 약 270억원(1억5000만위안) 수준이다. 지난해 7월 설립된 선전법인의 경우 안정적으로 성장 중이다. 고객수는 4700여명, 대출잔액은 약 230억원(1억2000만위안)이다.
러시앤캐시는 특히 현지화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용대출이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에서는 브랜드이미지 홍보가 필수기 때문이다. 현지화를 위해 종업원을 현지인으로 고용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텐진과 선전법인의 종업원은 각각 97%, 90%가 현지인이다.
최윤 아프로파이낸셜그룹 회장은 "무담보·무보증대출이 이뤄진다고 했을 때 중국인 고객 중에는 사기꾼으로 의심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따라서 신용사회와 신용대출에 대한 개념부터 충분히 설명한 후 대출계약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서민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사임에도 회사가 부촌에 위치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 회장은 "현지 고객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 좋은 빌딩에 입주했다"고 덧붙였다.
◆블루오션 떠오른 中 소액대출시장
중국에서 소액대출사는 제도권으로 분류되지만 중국당국이 허가를 내준 것은 6년여 밖에 되지 않았다. 중국은 오랫동안 계모임이나 사채 등의 사금융이 발달해왔다. 여기에 담보대출 위주의 은행대출은 서민에게 높은 장벽이었다. 따라서 서민이나 긴박한 자금이 필요한 중소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금융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고금리 대출로 서민의 피해가 커지고 제도권금융의 필요성이 심화되자 2008년 중국 당국은 '대출만 가능하고 예금은 취급하지 않는' 소액대출업체의 설립을 허가했다. 이어 민간 대출정책을 확대했다.
2012년에 발표한 중국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내수 진작은 과거보다 강력하게 추진해야 하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국내 개인소비 증대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이 같은 중국당국의 정책에 따라 소액대출시장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홍콩 UAF(United Asia Finance)와 중국 핑안(平安)보험, 일본 프로미스 등 주요금융사들이 진출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규모가 작은 소액대출사들도 점차 늘고 있다.
올 1월 중국인민은행이 발표한 '2013년 소액대출회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국 전역에 총 7839개 소액대출사가 영업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의 소액대출산업은 지난 2005년만 해도 회사 수가 10개도 안되는 소규모였으나 2008년 이후 성장을 거듭해 2012년 6080개, 2013년 7839개로 급증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말 기준 소액대출회사가 실행한 대출잔액은 총 8191억위안으로 전년(2268억위안)대비 38.3%나 증가했다.
◆신용평가체계 구축 선행돼야
앞으로 러시앤캐시가 풀어야 할 숙제도 있다. 중국은 신용대출이 낯선 만큼 신용평가모델을 완벽히 구축하기 힘들다. 따라서 연체율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지난 2010년 인민은행 신용조회센터가 개인신용평가 모델을 개발, 발표했지만 효용성에 대한 검증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제 막 중국에 진출한 러시앤캐시가 자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신용평가시스템과 관리체계를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텐진법인의 경우 설립 1년 만에 연체율이 4.14%로 치솟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은행 연체율(1%)의 4배가 넘는 수준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신용평가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중국에서 안정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석중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담보위주의 대출시장이 형성된 중국시장에서 소액대출업은 틈새시장으로 성공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다만 신용평가나 자금조달 등에 대한 위험관리 능력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는 현재 베이징, 상하이, 선양 등 중국 내 주요 11개 도시에 사업 인가신청을 해 순차적으로 법인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에 진출해 지지부진한 실적을 거둔 여타 금융사와 달리 러시앤캐시가 선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