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와 함께하는 의리의리한 바캉스특가', '으리은행', '주주와의 으리'…. 으리(의리)의 인기가 으리으리하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불신이 그만큼 뿌리 깊다는 것. 척박한 현실에서도 최소한의 도리를 지켜야한다는 질타가 '의리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기업이 주주에게 진정한 의리를 지키는 방법은 실적으로서 화답하는 것"이라는 최근 한 증권사의 보고서처럼, 금융시장에도 의리가 절실하다. 저수익에 각종 사고로 금융권에 대한 실망이 커져가는 이즈음, 알토란같은 수익으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는 의리의 금융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머니위크>에서는 투자 및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함께 주식, 펀드, 보험, 카드, 예금 등 각 분야별 신뢰할 만한 베스트 상품을 선정해봤다.
주식투자하기 어려운 시대다. 코스피는 올해 내내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수는 18일 종가 기준으로 1989.49를 기록, 지난해 말(2011.34) 대비 1.09% 떨어졌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여전히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시장이 횡보세를 유지한다면 결국 봐야할 것은 개별종목이다. 김재박 한국야구위원회 위원이 LG트윈스 감독 시절 남긴 명언(?)이 있다. "내려갈 팀은 내려간다"는 것. 이는 국내 증권시장에도 적용된다. 시장이 아무리 좋아도 내려갈 종목은 내려간다. 반면 올라갈 종목은 시장상황이 아무리 나빠도 올라가는 법이다.
올 하반기에 시장이 어떤 방향성을 정해 움직인다고 해도 지속적으로 좋아질 수 있는 ‘의리’의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머니위크>는 국내 주요 8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한국투자증권은 투자전략부장)을 대상으로 하반기에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의리종목’을 5종씩 추천받았다.
센터장들의 간택(?)을 가장 많이 받은 종목은 삼성물산이다. 신한금융투자의 양기인 센터장과 삼성증권의 신동석 센터장, 하나대투증권의 조용준 센터장, KDB대우증권의 홍성국 센터장 등 4명이 하반기 믿을 수 있는 종목으로 추천한 것.
이들이 삼성물산을 믿을 수 있는 종목으로 꼽은 이유는 뭘까. 양기인 센터장과 홍성국 센터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인해 삼성물산이 보유중인 삼성그룹 주식들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센터장들이 공통적으로 꼽을 만큼 삼성물산은 최근 들어 가장 ‘핫’한 종목 가운데 하나다. 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실질적 수혜주로 손색이 없다고 설명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건설부문의 통합이 진행될 경우 삼성물산은 ▲플랜트·엔지니어링 경쟁력 강화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 ▲글로벌 설계·구매·시공(EPC) 규모 확대 ▲인력의 효율적 활용 ▲지배구조 변화에 따른 자산가치 부각 및 재무구조 개선 등의 장점을 갖게 된다는 것.
더불어 건설부문의 실적호조도 매력적이라는 것이 센터장들의 공통된 평가다. 조용준 센터장은 “건설부문 마진율 개선과 더불어 분기별 토목 매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호주 로이힐(ROYHILL) 프로젝트로 향후 실적 안정성 제고가 기대된다”면서 “정부의 주택시장 부양 노력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두번째로 많은 추천을 받은 종목은 한국가스공사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3사의 선택을 받았다.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이사)은 한국가스공사가 지난해 캐나다 광구 자산 손상처리, 요금기저 변경, 이연법인세 비용 발생 등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월부터 원가연동제가 다시 실시되며 5조원에 달하는 미수금이 추세적으로 줄어든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돼 원전 추가건설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따라서 가스공사의 역할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가스공사의 주가 자체는 18일 종가 기준으로 연초 대비 22.85% 하락했다. 1월 초 7만4400원이던 주가가 5만7400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현 시점에서 단기적으로 주가상승을 이끌 확실한 ‘촉매’는 찾기 어렵다. 다만 주가가 많이 하락해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예상 배당수익률이 2.8%까지 상승해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확보된 점,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4월 이후 LNG 수입가격이 내려가 미수금이 빠르게 회수돼 올해부터 잉여현금흐름(FCF)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등이 앞으로 가스공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삼성중공업, 엔씨소프트, 하나금융지주, LG디스플레이, POSCO 등은 각각 2명의 리서치센터장이 추천한 종목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기업은행을 추천하며 “중소기업금융 자금중개기능 개선을 위해 수익성과 성장성의 선순환 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수익도 턴어라운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공기업 정상화 개혁에 따른 판관비 개선으로 정부정책 수혜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중공업을 추천한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충당금 설정 등의 악재는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으며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전후로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유럽의 금리인하 및 통화확대 정책에 따른 선박금융 조달비용 감소와 수주개선 기대감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이창목 센터장은 삼성중공업에 대해 “LNG선 및 해양가스 생산설비 발주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지난 1분기 대규모 공사손실 충당금 적립으로 실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를 추천한 이창목·조용준 센터장은 하반기에 신작 모멘텀을 비롯 리니지2·아이온 등의 업데이트를 통해 이익 개선세가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신동석·조윤남 센터장은 대손충당금 감소를 통해 하반기에 이익 개선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하나금융지주를 추천했다.
아울러 센터장들은 LG디스플레이를 “올 하반기 TV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추천했다. 신동석 센터장은 “2분기 하락한 원/달러와 아이패드 부진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는 TV부문의 이익이 개선돼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화 센터장은 “하반기 대화면 UHD TV 패널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대형패널(모니터·TV)부문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며 분기 영업이익이 우상향 추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홍성국·조윤남 센터장은 POSCO에 대해 공급과잉 정점 통과, 원료가격 바닥확인 등으로 하반기 실적개선 모멘텀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7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