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오토바이에 올라 탄 두 남성이 펠로톤을 바짝 쫓는다. 뒷좌석의 남성은 펠로톤을 향해 쉼 없이 셔터를 누른다. 이 둘은 7시간 130여km 레이스 동안 선두와 후미그룹을 오가며 박진감을 카메라에 담았다. 이날 달린 거리만 서울과 부산을 한 번 오갈 정도인 720여km.
주인공은 자전거 라이딩 이벤트만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사진작가인 강설(31·광명시)씨와 문성현(30·서울 금천구)씨다.
강씨는 사진작가이기 전에 자전거마니아다. 그는 해외 유명 사이클경기(투르나 지로)를 한 스테이지도 빼지 않고 밤새도록 챙겨 본다.
광고사진작가로 활동했던 강씨는 업계 노하우를 사이클에 접목시켜 촬영그룹, '무브사이클링미디어그룹(MOVe Cycling media group, 무브사이클링)'을 만들었다. 자전거와 호흡하며 움직이고 촬영한다는 뜻이란다.
무브사이클링은 분업 체계다. 사진은 강씨가, 오토바이는 문성현씨가 맡는다. 문씨는 2009년 캘리포니아 'USA S2000 Challenge'에서 아마추어 타임트라이얼과 스프린트 부문에서 2위를 차지한 수준급 바이커다.
강설씨는 "촬영과 편집은 손가락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전거 레이스의 경우는 다르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터질지 변수가 많다"면서 "레이스의 흐름을 읽지 못할 경우 자신은 물론 선수 생명까지 앗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고는 엘리트 경기에서도 발생한다. 2011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 '브레이크 어웨이(선두로 치고 나오는 작전)'를 구사하던 한 선수가 뒤따르던 TV중계차에 치였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투르 드 코리아에서 한 선수가 오토바이에 치여 부상을 당했다. 내리막길의 자전거 속도를 이해 못 한 경찰차량이 경기를 망친 적도 있다.
따라서 무브사이클링의 최대 관심사는 라이더의 안전이다. 라이더의 진로와 속도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오토바이를 빠르게 몰아야 한다. 그 다음이 적정 포인트에서의 촬영이다.
강설씨는 "해외 자전거경기의 멋진 영상과 사진을 보고 국내에는 왜 이런 것이 없을까 하는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것이 무브사이클링의 시작"이라면서 "지난 2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엘리트에서부터 동호인에 이르기까지 라이딩의 역동적인 모습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