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정부가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동시에 완화하는 등 주택 구입 자금 숨통을 틔워주는 동시에 강남 재건축에 대해서도 묶어놨던 고삐를 풀기로 하면서 강남권 재건축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 부동산 규제완화… 강남 재개발 심리 개선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6월 한달 동안 0.12% 상승했다. 4월과 5월 각각 0.21%, 0.09% 감소했다 반등한 것이다. 재개발지역 주택가격 역시 5월에 1.9% 하락했다 6월 0.09% 올랐다. 6월 주간 재건축 아파트값 변동률을 살펴보면 경제부총리 내정자의 금융규제 완화 발언이 있기 전까지 보합세를 기록했으나 6월3~4주는 주간 0.05% 상승했다. 정책 기대감에 투자자들의 눈길이 사업진행이 빠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로 쏠린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운용 방향을 통해 대대적 부동산 규제완화 구상을 밝히면서 침체됐던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역·금융업권별로 차별화됐던 LTV와 DTI를 70%와 60%로 각각 단일화하고 DTI를 산정할 때 적용되는 소득인정 범위를 추가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매매전환 가능 아파트가 전국 98.8%까지 확산되고 특히 강남3구와 6억원 초과 아파트는 수혜율이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기존 LTV의 경우 수도권 6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50%가 적용됐지만 70%로 상향 조정될 경우 20%포인트가 증가하기 때문에 가격수준이 높은 수도권 일대에서 수혜단지 비중이 높다는 분석이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의 수혜비중이 높았다. 수도권은 총 348만3571가구 중 기존 LTV 적용을 통해 90.8%인 316만2956가구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지만 신규로 적용하면 98.1%인 341만8019가구가 매매전환이 가능해진다. 7.3%포인트가 늘어나는 것이다. 지방은 98.0%에서 99.7%로 1.7%포인트 증가하게 된다.
특히 강남·서초·송파로 구성된 강남3구의 영향력이 컸다. 기존 비율로 따질 경우 전체 25만5827가구 중 58.4%인 14만9336가구가 매매로 전환할 수 있지만 신규 LTV를 적용받으면 90.8%인 23만2306가구가 매매전환이 가능하다. 무려 32.4%포인트나 증가한다. 비강남지역은 92.1%에서 98.3%로 6.2%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호가는 오르는데… 관건은 경기회복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는 곧바로 일부 강남권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호가 상승, 거래 증가 등 시장 회복에 대한 의미있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때문에 부동산시장에서는 정부의 활성화 의지가 시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동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재건축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거래량도 조금씩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현재의 정책 기조 아래서는 적어도 재건축단지 만큼은 거래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렴하다 싶은 재건축 물건은 최근 들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아직 서초구 등의 일부 재건축단지에서만 시장 반응이 있을 뿐, 시장 전체로의 확산은 당분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대심리는 개선되겠지만 실수요 중심의 현재 시장에서는 규제완화만으로는 일부 재건축단지를 제외하고 효과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내수 침체 등 거시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용,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 등 여전히 남아있는 정책 변수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 ‘투자의 축’, 대치·개포서 서초로 이동
이처럼 정부의 부동산 규제완화에 따라 강남 재건축 부동산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가지 특이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기존 최고의 재건축 물량으로 각광받던 강남구 개포·대치동 일대 아파트에 대한 투자 열기는 관망세를 보이는 반면 서초구 잠원·반포 아파트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은마·개포주공 등이 사업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과도한 부담금에 따른 기대수익률 하락을 겪는 동안 서초구 일대 아파트는 기존 저층 대단지들이 재건축을 통해 부촌으로 탈바꿈한 데다 '한강변'이라는 희소가치까지 더해지면서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이제 막 시작된 부동산 규제완화에 일시적인 현상일지는 모르지만, 현재로서는 투자의 축이 강남 대치·개포에서 서초로 이동하는 양상을 띠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 중층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이 정부의 주택임대 과세 강화를 골자로 한 2·26대책 발표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반포동 재건축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말 3789만원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6월 말 현재 4004만원을 기록했다.
잠원동 역시 같은 기간 평균 매매가격이 2893만원선에서 2980만원으로 상승했다.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반포·잠원동 일대 중층 재건축 추진단지들은 2·26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일정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왔다"며 "이번 정부의 LTV와 DTI 등의 규제완화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더욱 커져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투자축이 서초구 일대로 옮겨간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이 희소성 높은 '한강변'의 중장기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초구 반포·잠원동 일대는 교통이 편리하고 생활편의시설이 풍부한 데다 한강공원과 가까워 강남권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힌다. 재건축사업이 완료되면 '반포 자이'나 '래미안 퍼스티지' 못지않은 가격대를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형성돼 있다.
여기에 서초는 강남과 달리 사업 속도가 빠르다는 점과 소규모 단지가 모여 대단지로 탈바꿈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최근 이주를 시작한 서초동 '우성3차'(421가구·59~114㎡)는 오는 9월 일반 분양에 들어갈 예정이다. 바로 옆 '우성2차'도 작년 말 조합원 분양신청을 마치고 연내 이주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개별 단지로는 규모가 작지만, 인근 '우성1차'와 함께 신동아·무지개아파트까지 재건축할 경우 500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2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