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신용등급이 높은 1~3등급은 평균 연 4.7% 수준의 저금리로 여유롭게 대출을 진행할 수 있는 반면 저신용자에 포함되는 7~10등급은 연 9%에 가까운 금리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이 마저도 승인이 나지 않아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 등으로 내몰리며 연 34.9%의 고금리를 강요받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처럼 신용등급관리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시점에 최근 금융권에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다. 때문에 신용등급을 관리하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체크카드가 아닌 신용카드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다.
신용카드를 이용할 경우 신용등급을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가점'이 체크카드를 이용할 때보다 많이 부여되기 때문에 신용등급관리 측면에서 보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소문은 사실이다.
하지만 신용카드를 통해 월 평균 10만원(일시불)가량만 꾸준히 소비해도 좋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가점을 받을 수 있으므로 연말정산을 고려했을 때 그 외의 소비는 체크카드를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신용-체크카드, 개인신용평가서 '차별'
직장인 김모씨(43)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경험했다. 급하게 목돈이 필요해진 그는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시중은행을 방문했다가 자신의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 그동안 남보다 신용관리를 잘해왔다고 자부하던 터라 김씨가 받은 충격은 배가 됐다. 즉시 신용평가사에 전화를 걸어 신용등급이 떨어진 이유를 알아본 결과 오랫동안 사용해온 신용카드를 자르고 체크카드를 사용한 것이 원인이었음을 알게 됐다.
김씨는 지난해까지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해오다 올해부터 이를 중단하고 체크카드로 바꿨다. 자신의 통장잔고 내에서 체크카드를 사용해 무분별한 소비를 줄이고 소득공제혜택도 높이자는 취지였다. 결제수단만 체크카드로 바꿔 결제했을 뿐 소비금액은 줄이지 않았다. 김씨는 "평소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는데 신용카드에서 체크카드로 바꿨다는 이유만으로 등급이 떨어진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안 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처럼 기존에 신용카드를 이용하던 이가 결제수단을 고스란히 체크카드로 전환할 경우 신용등급상 불이익을 받게 된다. 신용평가사들은 고객의 신용등급을 산정할 때 신용카드를 6개월 이상 일정금액 사용한 고객에 대해 신용평가점수에 4~5%의 가산점을 주는 반면, 체크카드는 신용카드보다 2%포인트 낮은 2~3%의 가산점만 매긴다. 체크카드는 현금지불의 성향을 띄는 반면 신용카드는 본인의 신용을 담보로 돈을 빌린 후 이를 되갚는 방식이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산정하는 데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정부는 최근 진행 중인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에 발맞춰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앞으로는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평가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지난 7월7일 열린 국회 업무보고에 참석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신용평가모델이 업데이트되지 않아 체크카드 사용 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정조치에 들어갔다"며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손해 본다는 인식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7월4일 나이스평가정보, 코리아크레딧뷰로(KCB) 등 개인신용평가회사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금융당국은 TF를 통해 올해 안으로 신용평가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 '신용카드+체크카드'가 최고의 방법
그렇다면 신용등급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신용카드만 이용해야 하는 걸까. 단순히 신용등급만을 고려한다면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신용카드만을 사용하자니 연말정산이 발목을 잡는다. 연말정산에는 체크카드가 훨씬 유리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신용등급과 연말정산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기 위해서는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적절히 혼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평가사마다 기준이 약간씩 다르지만 신용카드를 이용해 월 평균 10만원 정도를 꾸준히 결제할 경우 좋은 신용등급을 유지하기 위한 가점을 얻을 수 있다. A신평사의 기준을 보면 6개월 동안 30만원 이상을 일시불로 사용하거나 11개월 동안 100만원 이상 사용할 경우 가점을 준다. 대략 매월 10만원가량 꾸준히 사용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단, 할부구매나 무이자할부는 해당되지 않으며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사용할 경우 오히려 등급이 하락한다.
송승용 희망재무설계 이사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매달 10만원가량은 일시불로 사용하고 나머지를 체크카드로 사용하면 신용등급도 유지하고 소득공제혜택도 누릴 수 있다"며 "10만원이라는 금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아파트 관리비나 학원비, 통신비, 유류비 등 신용카드 사용항목을 정해놓고 이 부분만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 맞벌이부부, 누구 카드를 사용해야 할까
맞벌이부부의 경우 남편과 아내 중 누구 명의로 된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까. 소득공제혜택은 연말정산 시 연봉의 25%가 넘는 금액에 한해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는 전년 대비 체크카드 증가분에 한해 40%)의 공제혜택이 각각 제공된다.
만약 카드를 많이 쓰는 부부라면 소득이 많은 쪽 명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득이 많을 경우 세율이 높아 공제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카드사용량이 적은 부부라면 연봉의 25%라는 공제선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연봉이 낮은 쪽 명의의 카드를 쓰는 편이 유리하다.
맞벌이부부의 경우 남편과 아내 중 누구 명의로 된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할까. 소득공제혜택은 연말정산 시 연봉의 25%가 넘는 금액에 한해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는 전년 대비 체크카드 증가분에 한해 40%)의 공제혜택이 각각 제공된다.
만약 카드를 많이 쓰는 부부라면 소득이 많은 쪽 명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소득이 많을 경우 세율이 높아 공제혜택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카드사용량이 적은 부부라면 연봉의 25%라는 공제선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큰 만큼 연봉이 낮은 쪽 명의의 카드를 쓰는 편이 유리하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45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