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12시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열린 엄복동기념재단 창립식에는 엄복동선생의 자부(子婦) 함음천 여사와 손자 엄점석·재룡씨 등의 가족을 비롯해 이달순 박사(전 수원대학교 총장), 대한사이클연맹 원로회 정상근 회장과 정용택 원로, 안병훈 총무 등 사이클계 원로들이 참석했다.
또한 한국대학사이클연맹 윤백호 회장과 전국철인연합회 맹호승 회장, 경륜선수회 김영만 회장, 김주석(JS스포츠)·양민석(민석바이크) 대표이사, 박정수 감독(국군체육부대), 김승환(경일문화) 대표이사, 김용미 감독(삼양사), 이주현 감독(송파중) 등 전현직 사이클인들 역시 창립식에서 엄선생의 뜻을 기렸다.
창립식에 앞서 재단 발기위원회는 한국체육대학교 이용우 교수를 엄복동기념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추대했다.
엄복동기념재단 이용우 이사장은 "다소 늦었지만 사이클 후배로서 엄복동선생의 업적을 기리는 재단을 꾸리게 되어 기쁘다"라면서 "앞으로 기념재단은 모든 사이클인들과 함께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스타인 엄복동선생에 대한 연구와 기념사업을 체계적으로 펼쳐 그 의미를 계승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엄선생의 애국공적자료 발굴과 훈장 추서 상신, 은퇴 사이클인 돌봄사업, 장학사업과 전인교육 등의 후학양성, 그리고 사이클 저변 확대 역시 재단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엄선생의 손자인 엄재룡 기념재단 이사는 "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된 30년 이래 오늘처럼 뜻 깊은 날이 없었던 같다. 손자로서만이 아니라 사이클 후배로서 재단을 통해 할아버지의 활동과 업적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엄 이사는 88올림픽 사이클 꿈나무로 서울 여의도고등학교까지 4년 동안 할아버지의 뒤를 이은 바 있다.
이주현 감독(송파중학교)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사이클의 뿌리를 알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쁨"이라면서 "자라나는 꿈나무들을 위해 재단 활동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엄복동기념재단은 사이클인들의 자발적인 기부금과 사이클경기 개최를 통한 수익금을 기초로 운영된다. 이중 일부 기금은 엄선생에 대한 애국공적사료 확보와 발굴, 관련 학술회의에 쓰일 예정이다.
다음은 엄복동기념재단 설립 취지문 전문이다.
엄복동운 18세에 처음으로 자전거경기에 출전하여 우승을 차지할 만큼 뛰어난 자질을 가진 자전거선수였다. 특히 일본제국주의에 나라를 빼앗기고 민족이 수난 받던 1913년 4월13일, 서울에서 개최된 조일대항자전거대회에서 일제 선수들을 물리치고 거머쥔 우승은 그를 민족의 영웅으로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자전거경기장은 암울했던 민족의 억압된 울분을 자유롭게 토할 수 있는 공식적 장소가 되었으며, 조선인들은 엄복동의 경기모습을 보고 억눌린 한을 절규했다. 이런 모습을 본 일제는 엄복동을 갖은 방법으로 탄압하고 회유했으나 그는 의연하게 거부하고, 일본 초청 경기는 단호하게 거절하며, 핍박받던 민족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일제침략에 묵시적으로 항거한 민족주의자였다.
정치적 측면에서 엄복동은 나라 잃은 민족을 하나로 뭉치게 하고 독립의지와 열망을 지피게 했으며, 체육사적 측면에서 엄복동은 자전거경기를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스포츠로 만든 업적을 남기셨다. 이같이 훌륭했던 엄복동은 유수같은 세월과 더불어 이제는 민족과 후배들의 기억에서 서서히 잊혀져가는 안타까운 현실에 직면해 있다.
따라서 뜻을 같이하는 사이클인들이 모여 선배 엄복동의 업적을 계승발전시키고, 업적에 대한 사료 발굴을 과학화하여 독립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오늘 엄복동기념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