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위상이 달라졌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았던 저축은행이 다시 부활의 조짐을 보이는 것. 사상 유례없는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0.1%의 이율이라도 더 보장받고 싶은 고객들이 시중은행이 아닌 저축은행을 찾고 있어서다.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도 저축은행에 대한 인식이 크게 변했다. 저축은행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의 경우 최근 50명 신입직원 모집에 총 7500명이 몰려 15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한 저축은행이 5년 만에 분기단위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업계 전반적으로 훈풍이 부는 모양새다.


◆2% 후반대 정기예금으로 '고객몰이'

저금리기조가 길어지며 은행권 예금금리가 1%대로 떨어짐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보장하는 저축은행으로 발길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었다. 저축은행들은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는 최근 새롭게 문을 연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을 공격적으로 출시했다. 2% 초·중반대인 은행권 정기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2% 후반∼3% 초반대의 높은 금리를 제공함으로써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종욱 SBI저축은행 대표(오른쪽 2번째)와 임직원들이 지난해 더케이호텔에서 계열저축은행 통합선포식을 하고 있다. /사진=머니투데이DB

저축은행중앙회 공시(12월25일 기준)에 따르면 1년 만기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68%, 정기적금 평균금리는 연 3.35%다. 참저축은행의 경우 연 3.00%로 1년 만기 정기예금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밖에 조흥저축은행이 연 2.91%로 뒤를 이었고 신안·모아·금화저축은행 등도 연 2.90%를 적용한다.
저축은행의 정기적금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 아주저축은행과 현대저축은행이 출시한 정기적금(1년)은 연 3.9%로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의 금리를 보장한다. 이밖에도 서울 SBI저축은행과 친애저축은행, 삼성저축은행 등도 연 3.8%의 정기적금을 판매 중이다.

일부 금융소비자들은 지난 2011년 벌어진 저축은행 사태를 되짚으며 저축은행 예금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저축은행상품은 예금자보호 대상인 만큼 한도 이내에 돈을 넣으면 원리금 손실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금자보호 한도는 한 은행당 5000만원이다.


예·적금을 납입 중인 저축은행이 합병할 경우에는 통합저축은행으로 예금과 계약이 이관된다. 따라서 합병 후 1년 이내에 예금한도를 5000만원 이내로 조절해야 한다. 예금자보호법에 따르면 통합 후 가입 중인 저축은행의 예금자보호 한도는 1년간 보호되며 1년 이후에는 통합 적용된다.

◆저축은행 신입 공채 열기 '후끈'

저축은행의 신입직원 채용과 관련해서도 전에 없던 분위기가 연출됐다. 저축은행업계가 활황기를 맞음에 따라 취업준비생 사이에서도 저축은행에 대한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것. 특히 대형저축은행의 경우 채용과정이 시중은행과 흡사해 1·2금융권에 대한 구분 없이 지원서를 넣는 취업준비생이 늘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실시한 50명 신입직원 모집에 총 3750명이 몰려 15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의 지난해 대졸공채 경쟁률이 89대 1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경쟁률이 2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번 신입직원 공채에는 국내 유수 명문대학교 출신은 물론 해외 유명대 출신 등 고학력자의 지원현상이 두드러졌다"며 "지난해에 비해 저축은행업계 사정이 전반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OK저축은행도 하반기 120명 신규 모집에 2800명이 몰리며 취업준비생의 높은 관심을 실감케 했다. OK저축은행은 최근 진행한 경력직 공개 채용에도 10명 내외 모집에 510명이 몰려 51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9월 부실 저축은행으로 지정된 후 10월에 영업이 정지된 토마토2저축은행. 고객의 발길이 끊겨 서울 명동 지점이 텅 비었다. /사진=머니투데이 이동훈 기자

◆저축은행, 5년 만에 분기단위 흑전 '성공'

저축은행의 경영지표도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는 2014회계연도 1분기(2014년 7~9월)에 19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5년여 만에 분기단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같은 흑자전환은 지난해 7월부터 자산건전성 분류의 연체기준이 강화돼 충당금 적립부담이 증가하는 등의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욱 의미 있다.
또한 총 86개 저축은행 중 흑자를 낸 저축은행 수는 59개사로 전년 동기(53개사) 대비 6개사 증가했다. 여기에는 부실여신 축소에 힘입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14억원 줄어든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는 향후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에 대한 손실예상 충당금 적립이 지난 9월 말 종료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를 촉진하고 나섰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점포확대 규제완화 ▲저축은행의 보험상품 판매 및 신용카드 발급 ▲체크카드 내 교통카드기능 탑재 ▲취급 대출상품 다양화 등을 골자로 한 '저축은행 관계형금융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부터 저축은행의 점포설치 제한이 완화되고 다양한 고객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해졌다"며 "이를 통해 저축은행은 서민밀착형 금융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6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