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대물배상한도액을 2억원 이상으로 설정한 가입자들이 해마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제차 수리비 1조원 넘어
24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외제차 개인용 보험가입대수는 88만대로 전년대비 24.8% 증가했다. 지난해 하반기 한-EU FTA로 유럽산 자동차에 무관세가 적용돼 가격이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외제차 수입보험료는 전년대비 25.5% 증가한 9241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개인용 자동차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8.2%에서 11.3%로 크게 늘었다.
특히 수입차 수리비로 나간 보험금만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보험금으로 나간 외제차 수리비는 1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 13.9% 증가해 전체 수리비 상승을 이끌었다. 외제차 평균 수리비는 275만원인 반면 국산차 수리비는 95만원으로 나타났다.
보험료의 경우 국산차주는 평균 59만6000원, 외제차주는 평균 114만5000원을 냈다. 외제차주가 내는 보험료는 국산차주의 1.9배에 불과하지만 외제차 평균 수리비용은 국산차의 2배 이상인 셈이다.
또한 자동차 보험료 전체 중 외제차 보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1%에 불과했지만 전체 수리비 중 외제차에 나간 보험금은 21%로 조사됐다. 내는 보험료에 비해 나가는 보험금이 훨씬 높은 셈이다.
외제차 렌트 비용도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외제차주에게 수리 기간 렌트비로 지급된 보험금은 총 1352억원으로 전체 렌트비의 31.4%를 차지했다. 국산차와 달리 외제차는 직영 대리점에서 수리를 받기 때문에 평균 수리일수가 8.8일로 국산차(4.9일)보다 4일가량 길었다.
따라서 외제차와 한번 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거액의 수리비와 렌트비를 감당해야 한다. 게다가 사고를 냈을 경우 수리비용이 200만원 이상이면 보험료까지 올라간다.
예컨대 국산차와 사고가 나 범퍼를 교체해야 할 경우에는 수리비가 30만∼40만원 들어 보험료가 할증되지 않는다. 그러나 고급 외제차와 사고가 나면 범퍼 교체비용이 200만원을 넘어 보험료가 약 9% 오른다.
◆불안감에 대물보험한도 늘려
이처럼 외제차 사고에 대한 수리비 폭탄 불안감에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의 대물한도 증액 문의가 늘고 있다.
대물배상은 사고로 다른 운전자의 차량을 훼손했을 때 수리비를 비롯한 각종 손실 등을 가입한도 내에서 보상하는 자동차보험 담보다. 한도를 넘는 비용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즉 한도를 높게 설정해 둬야 만약의 사고 시 추가 부담이 없다.
실제 대물배상 가입금액 2억원 이상이 전체 가입자의 절반(56.3%)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억원 이상은 전체 가입자의 10%를 차지했다. 특히 수입차는 전체 68.8%가 2억원 이상에 가입해 국산차(55.4%) 보다 높았다.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고가 외제차가 늘어나는 만큼 사고확률도 커져 대물보상한도를 2억~3억원 이상으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며 "대물담보한도를 크게 올려도 보험료는 1만~2만원만 추가하면 돼 부담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직접 대물담보한도를 높여 보험료를 더 많이 지불하기 이전에 외제차의 과도한 수리비에 대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외산차, 고급차량 증가로 인한 수리비 부담 우려 등으로 대물가입금액 고액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며 "부품가격 투명화, 대체부품 사용 활성화, 렌트비 지급 합리화 등 손해액 감소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