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 년 전의 고서 <도덕경>은 노자의 사유가 집적된 저서다. 비록 주류 사회나 교육기관에서 이 책을 가르치거나 교육시키지는 않지만 그 주된 사상은 늘 면면이 흘러오며 사람들의 내면에 자리 잡았다.

최근 국내에서도 노자 열풍이 불고 있다. 이러한 때에 최진석 교수의 <생각하는 힘, 노자의 인문학>은 수천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왜 노자의 사상을 추종했는지 분석한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노자의 가르침은 더욱 생명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데 주목한다.

저자에 따르면 노자의 사상은 개인의 사유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사유의 역사적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당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형성됐다는 것이다. 은-주-춘추전국 시대를 거치면서 형성되는 불-혈연-상제-덕-도라는 개념의 진전 속에서 노자가 왜,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발전시켰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즉, 지식과 정보의 전달이거나 단순히 해석을 중점에 두는 것이 아니라 사고할 수 있는 법, 그 중에서도 인문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중요하게 다룬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개념은 바로 '무위'다. 노자는 바람직한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바라보이는 것에 나서는 것을 무위라고 말한다. 이런 맥락에서 노자는 “얻기 어려운 재화가 사람의 행동을 어지럽힌다”고 말한다. 얻기 어려운 재화라는 것은 사람들이 욕망하지만 손에 넣을 수 없는 물건이다. 인위적 욕망은 사회나 문화적 조건에 따라 달라지지만 특히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위해 욕망하기도 한다. 이에 노자는 “성인은 배를 위할 망정 눈을 위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배는 스스로 고파지는 것이다.

성공에 대한 태도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노자의 ‘도덕경’ 2장은 ‘성공’이라고 하지 않고 ‘공성’이라고 하는 점이 눈길을 끈다. 성공이란 ‘사람이 이루는 것’을 말하지만, 공성은 ‘공이 이뤄지는 것’을 뜻한다. 자연스러운 흐름을 강조하고, 인위적인 행위를 우선하는 개념이 아닌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노자는 물을 애써 맑게 하지 않으며 혼탁한대로 둔다.

이러한 노자의 사상은 현대인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과연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이 책의 끝에 가면 노자의 사유가 ‘자기’에게로 돌아온다. 유무 상생, 관계성, 경계면, 무위의 사유들은 자신 스스로의 자율성 회복에 모아진다. 외부의 모순을 지적하고 그것에 대한 비판과 혁명을 말하는 것보다는 자신에 대한 혁명을 말한다. 저자는 자신에게 집중해서 스스로 자기 자신을 사회의 책임자로 등장시킬 때 변화를 위한 사회 공헌도 이뤄진다고 말한다.

저자는 노자의 사유가 기업의 생산·경영과도 맞물려 있다고 말한다. 거대한 조직 안에 있는 현대인은 자신의 삶을 영위한다는 자존감이 아니라 볼트와 너트 같은 사물감을 더 느끼므로 노자의 사상처럼 개개인이 스스로 그러한 상태로 자율적으로 임할 수 있다면 자발성을 통해 자율성을 갖고 행복을 누리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또한 그것이 결과적으로 조직의 생산성도 올릴 수 있는 비결이라고 주장한다.

최진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펴냄 | 1만48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