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보험이 자산 20조원 규모의 국내 8위권 생명보험사 동양생명을 인수한다. 중국 자본으로 국내 금융사를 인수한 첫 주인공이다.
빗장이 한번 풀리면서 앞으로 중국 자본이 국내 금융사 M&A시장에 속속 밀려들 전망이다. 동양생명을 품에 안은 안방보험이 저금리 기조로 침체된 국내 보험시장을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주목된다.
빗장이 한번 풀리면서 앞으로 중국 자본이 국내 금융사 M&A시장에 속속 밀려들 전망이다. 동양생명을 품에 안은 안방보험이 저금리 기조로 침체된 국내 보험시장을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 주목된다.
◆ 동양생명과 시너지 관건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일 안방보험이 동양생명 주식 6800만주(63.0%)를 보고펀드 등으로부터 취득해 동양생명의 대주주가 되는 것을 승인했다. 이로써 안방보험은 동양생명의 지분 63%를 보유한 1대주주가 됐다.
다만 한국 금융권에 진입한 이상 안방보험 역시 동양생명의 대주주로서 국내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을 받는다. 또한 당분간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경영을 국내 경영진에 맡기고 임직원 고용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국내 생보시장에 예기치 않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어떻게 적응하느냐와 운용 능력에 따라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공격적인 성향의 안방보험이 동양생명의 강점을 활용해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지 주목된다”고 진단했다.
안방보험이 인수한 동양생명은 고객 340만명, 총자산 20조원 규모인 국내 8위 중상위권 생명보험사다.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여타 외국계보다 규모가 큰 데다 설립 25년의 오랜 역사만큼 다양한 경쟁력도 갖췄다.
특히 동양생명은 어린이보험의 강자로 잘 알려져 있다. 동양생명의 대표적인 어린이 보험상품으로 ‘수호천사 꿈나무 보장보험’을 꼽을 수 있다. 또한 설계사, 다이렉트, GA(보험대리점), 방카슈랑스 등 다양한 판매채널을 갖췄다. 그만큼 안방보험은 국내 기반이 탄탄한 보험사를 인수해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셈이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안방보험이 중국의 IT 기술력과 동양생명의 강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낸다면 국내 보험사에 위협적인 경쟁자가 될 수 있다”며 “보험업계 종사자 모두 바짝 긴장하고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장 보험업계 판도를 바꿀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 연구위원은 “현재 상황에서 국내 빅3 생명보험사인 삼성·한화·교보생명의 시장점유율을 뚫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안방보험이 국내 생보사 중 중위권인 동양생명을 인수해 비교적 유리한 고점을 차지하게 됐지만 당장 국내 보험시장에 의미 있는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중국 자본, 국내 금융권 진출 신호탄
지난 2004년 설립된 안방보험은 은행, 손해보험, 생명보험, 자산운용사, 보험대리점 등 10개 자회사를 거느린 종합보험사다. 자본금은 620억위안, 총자산은 8000억위안(약 140조)에 달한다. 국내 1위 삼성생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위권인 한화 및 교보생명(각각 약 90조원)은 훌쩍 뛰어넘는다.
이 같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안방보험은 전세계 금융사들을 거침없이 사들이며 놀라운 글로벌 확장행보를 과시했다. 지난해부터 뉴욕 맨하튼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을 비롯해 네덜란드 보험사 비바트은행, 벨기에 보험사 피데아, 벨기에 은행 델타로이드 등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포르투갈 3위 은행인 ‘노보방코’를 인수(매각가 40억유로)할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특히 지난해 11월 안방보험은 우리은행 경영권 입찰에 참여하는 등 한국 금융권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비록 성사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우리은행 입찰 당시 안방보험은 예상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 금융당국을 긴장시켰다.
이번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계기로 중국 자본의 국내 금융시장 진출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ING생명, KDB생명 등 다른 보험사 매각을 진행하는 데 중요한 판단 지표가 될 것이라고 본다. 금융당국이 해외 자본의 보험사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공식적 입장을 표명하면서 국내 금융사 M&A시장에 중국 자본이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국내 25개 생명보험사 중에는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8개 외국계 자본이 들어와 있다.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계다. 금융권은 중국 자본에 대해 국내 보험업계에 들어와 있는 미국·유럽계 회사와는 다를 것이라고 보지만 아직 안방보험이 구체적 사안을 내놓지 않아 예상이 쉽지 않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안방보험 측과 논의 후 이사회를 거쳐 임시주주총회 날짜를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아직 뚜렷하게 정해진 계획은 없다”라고 일축했다.
Q.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매각되면 계약한 보험은 괜찮은가?
A.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됐지만 고객의 보험계약은 안전하게 유지된다. 회사의 대주주만 바뀌는 것으로, 고객의 계약과 보장내용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 오히려 계약해지 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험은 가입 초기 사업비 등이 많이 빠져나가 중도 해지하면 환급금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A. 동양생명이 중국 안방보험에 인수됐지만 고객의 보험계약은 안전하게 유지된다. 회사의 대주주만 바뀌는 것으로, 고객의 계약과 보장내용에는 어떤 변화도 없다. 오히려 계약해지 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보험은 가입 초기 사업비 등이 많이 빠져나가 중도 해지하면 환급금에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8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