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우모씨도 창핑구의 출근 전쟁에 진력이 난 상태다. 베이징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촌으로 출근하는 그는 매일 아침 편도 1시간20분, 왕복 2시간40분을 꼬박 만원 버스에서 버텨야 한다. 창핑구 일대에만 우씨처럼 베이징 도심으로 왕복 2~3시간씩 원거리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수십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에게 지난달 희소식이 하나 날아 들었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디디다처가 베이징 외곽의 베드타운들과 베이징 도심 곳곳을 연결하는 출퇴근 버스인 ‘디디버스’를 선보인 것이다. 디디다처는 중국 최대 택시 앱 서비스로 시작해 카풀과 콜택시, 대리운전에 이어 출퇴근 버스로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기업인 우버와 달리 토종 중국 업체여서 사람들의 거부감도 거의 없다.
◆ 위챗 간단 예약… 18원에 40Km 출퇴근 = 디디버스는 무엇보다 예약과 이용이 간편했다. 중국의 카톡으로 불리는 위챗에서 자신이 원하는 노선을 사전 예약하고, 해당 장소에 가서 버스를 타기만 하면 된다. 특히 주요 베드타운과 도심을 최단 거리로 운행하기 때문에 수 십 개 정류장을 거쳐야 하는 공공버스보다 한결 편리하다. 일례로 베이징 남동부의 베드타운인 궈위엔에서 베이징 동부의 업무빌딩 밀집지역인 주센치아오까지 가는 노선은 궈위엔 일대 5개 정거장을 거친 후 곧바로 통옌고속도로를 타고 주센차이오까지 내달린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최단 코스로만 이동한다.
디디버스는 초기 홍보를 위해 거의 무료로 손님을 실어나르고 있다. 30~40km를 달리는 노선이지만 현재 운임은 단돈 1펀. 한국 돈으로 18원 정도다. 이달 중에 정식 어플리케이션이 출시되면 정상 운임을 7~13위안 정도로 올릴 예정이지만 승객들은 이 가격에도 충분히 탑승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공공버스 요금에 비해 3~5배 정도 비싸지만 짧은 이동시간과 쾌적성 등을 감안하면 디디버스의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디디버스 서비스가 시작된 지 3주 정도 지났지만 벌써 베이징에서만 33개 노선이 동서남북의 베드타운들과 주요 도심을 연결하고 있다. 중국 남부 선전시에서도 10개 노선이 비슷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디디다처는 앞으로 한 두 달 내에 이들 도시에서 수 백 개 이상으로 운행 노선을 확대할 방침이다. 고객들이 원하는 노선 운행을 직접 요구할 수도 있다.
◆ 운임수익·광고 부가가치 커질 듯 = 그렇다면 이들 업체의 수익모델은 무엇일까. 디디다처는 당장은 1펀의 요금만 받고 있지만 앞으로 요금을 최대 13위안으로 올릴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운임이 수익모델의 주축이다. 디디버스는 대부분 여행사나 차량 리스업체 소유로 주말 근거리 여행용으로 많이 활용됐던 차량들이다. 어차피 주중에는 세워져 있는 차량을 출퇴근용으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디디버스는 물론 차량 소유주 입장에서도 잃을 게 없는 장사다. 앞으로 승객이 더 늘면 차량 광고는 물론 어플리케이션 광고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외에도 디디버스는 차량에서 승객을 대상으로 간단한 물건 판매 같은 수익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중국에는 디디버스 뿐 아니라 타타버스와 두두버스, 샤오주버스처럼 특정 지역을 직통으로 운행하는 출퇴근 버스 서비스 업체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출퇴근 버스시장은 대표적인 블루오션으로 통한다. 사실 중국 전역의 1일 평균 버스 수요는 2억2000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중국의 공공버스로는 절대 감당할 수 없는 엄청난 수요다. 이렇게 공공버스가 놓치고 있는 버스 시장 규모만 연 1000억위안(18조7500억원)으로 알려졌다. 바로 이 시장을 디디버스나 타타버스 같은 업체들이 선점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시장도 택시 앱이나 민간 차량 콜택시가 겪었던 법적 문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도 언제든지 이 시장에 철퇴를 가할 수 있다. 이미 디디버스의 모회사인 디디콰이디는 탈세 등 법규 위반과 상업성 문자 발송 같은 규정 위반으로 베이징시 당국으로부터 올 상반기에만 2000대 이상의 불법 운영차량을 적발 당했다. 아직까지는 디디버스가 공공교통을 보완하는 역할이 강하기 때문에 정부가 두고 보자는 입장이지만 정부 규제는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는 문제다. 디디버스 같은 출퇴근 버스가 차량 인명 사고가 날 경우 당장 모든 운영이 중단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 공공성 언제까지 가능할까 = 하지만 어차피 중국 대중교통 시장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형편없이 부족하다. 버스 뿐 아니라 택시도 1일 평균 수요가 3000만~5000만명에 달하는 연간 380억위안(7조1200억원)의 시장이다. 연 평균 성장률만 27%에 달한다. 이런 시장을 중국 택시회사 소속 공식 택시 40만대로는 감당하기 벅차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9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