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미청구공사(매출채권 및 기타채권)'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받아야 하는 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건설사가 증가하면서 일부 건설사는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해외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국내 9개 대형건설업체의 미청구공사는 2010년 말 7조6158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7조228억원으로 2.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미청구공사가 가장 많이 늘어난 기업은 현대엔지니어링(4139억원→1조7630억원)으로 325.9% 급증했다. 이어 삼성물산(254.9%) GS건설(222.5%) 삼성엔지니어링(200.8%) 순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2010년을 기점으로 건설업계의 해외수주가 급증했지만 그만큼 잠재부실 위험도 커진 셈이다. 실제 건설업계는 최근 5년간(2010~2014년) 연평균 653억달러가 넘는 해외프로젝트를 수주해왔다.
미청구공사란 수주기업이 매출액으로 인식은 했지만, 아직 발주처에 청구하지 않아 현금이 들어오지 않은 자산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건설사가 공사진행률을 25%로 잡고 500억원의 매출액을 계상했다고 가정할 때, 발주처가 공사감리를 통해 인정한 공사진행률은 20%에 불과해 건설사에 400억원만 주겠다고 한다면 건설사가 임의로 잡은 매출액과 실제 발주처가 지급할 금액을 뺀 100억원이 미청구공사가 된다. 이는 예상 투입 원가가 갑작스럽게 늘어 공사진행률이 하락할 경우 손실로 돌변한다.
지난 6월 말 현재 미청구공사가 가장 많은 건설기업은 현대건설로 3조170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대비 약 30%에 달하는 수치다.
다음으로 ▲GS건설 2조7310억원 ▲삼성엔지니어링 2조3162억원 ▲삼성물산 2조364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조7630억원 ▲대우건설 1조5842억원 등의 순이었다.
GS건설은 파르나스호텔을 매각하고 전환사채(CB)와 유상증자 등으로 자기자본을 확충했지만, 올해 상반기 말 자기자본 대비 정상 범위를 초과하는 미청구공사 비율이 35.4%에 달했다.
올해 초까지 손실 사업장의 상당 부분이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안 프로젝트들의 공사기간이 올해 상반기에 추가로 연장되면서 미청구공사 위험은 계속될 것으로 봤다. 또 현대엔지니어링은 자기자본 대비 정상 범위 초과 미청구공사 비중이 35.7%로 일부 현장의 원가율 상승으로 수익성이 다소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국내 건설사들에 대규모 해외사업 손실을 초래한 중동 화공플랜트 관련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재무 구조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 미청구공사 위험이 현실화해도 일정 수준 흡수할 능력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