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사진=임한별 기자

시중은행들이 금융당국의 잇단 압력에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은행 영업마감 시간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더니 이번엔 고액 연봉자 솎아내기 작업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KDB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 IBK기업은행 등을 비롯해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임금체계에 한 손질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성과주의 임금체계 손질은 근무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급여가 올라가는 호봉제 대신 성과를 낸 만큼 돈을 받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급여에서 성과급 비중을 17%에서 30%로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지점장급 이상 관리직은 즉시 시행하고 노조가 동의해야 하는 차장급 이하 직원은 대주주 자격으로 성과급 비중 상향을 요구할 방침이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성과주의에 기반을 둔 문화를 확산시키는 게 앞으로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일부 은행은 동참의 뜻을 내비치고 대부분의 은행들은 '눈치작전'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자기계발 및 영업실적 자가진단 서비스' 제도 도입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이 제도는 직원들을 직무와 직급 등으로 구분한 뒤 이를 지역본부나 영업점 등으로 묶어 직원이 자신의 실적 순위를 볼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이 제도를 내년부터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 노조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임금체계에 대한 대대적 수술에 나서자 이 카드를 다시 꺼내들었다. 만약 국민은행이 이 제도를 도입하게 되면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들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마감시간 연장도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최 부총리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지구상에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은행이 어디 있느냐"며 "업무방식을 바꿔 시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질타했기 때문.


국내 시중은행 은행 창구영업시간은 오전 9시 오후 4시까지다. 이를 두고 은행권에선 "진짜 업무는 오후 4시 이후 시작되는데 사정을 모르는 소리"라며 불만을 표출했지만 은행 경영진 입장에선 정부의 질타를 모른척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마감시간 연장을 하고 싶어도 금융노조와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현재 어떻게 업무방식을 바꿔야 하나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은행권 관계자는 "시대에 부합하는 서비스보다 관치금융이 철폐되는 것이 우선"이라며 "은행이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정부와 금융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