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어드 번스타인 전 오바마 정부 경제자문역은 “양당의 경제 공약을 보면 마치 남극과 북극에 있는 것처럼 괴리감이 상당하다”며 “차이점이 명확하지만 임금이나 세금, 금융시장과 같은 주제에 대해 얼마나 양 극단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목이 집중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월14일(현지시간) 진행된 민주당 대선 토론회에서 나온 후보들의 공약을 요약하면 △월가 규제 강화 △세금 인상 △최저 임금 인상 △헬스 케어 지원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반해 공화당 후보들의 공약은 △규제 완화 △세금 인하 △최저 임금 유지 △오바마 헬스 케어 폐지 등이 주를 이룬다.
◇ 세금, 인상 vs 인하
힐러리 클런턴 전 국무장관과 그의 최대 라이벌로 부상한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은 교육과 인프라, 헬스케어에 대한 투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를 놓고 설전을 펼쳤다. 두 후보 모두 부자 증세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특히 힐러리 후보는 연간소득 25만달러 이하의 가정은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고 재정 적자 규모를 확대하지도 않겠다고 약속했다.
샌더스 후보는 정확한 세율 인상 비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과거 1950년대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에는 최고 세율이 91%였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은 공화당 소속이었다. 그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에는 못 미치는 사회주의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공화당은 세금 인하를 가장 핵심적인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힐러리 후보와 민주당은 정부 지출로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세금 분야에 대한 제안을 늘 책임져왔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공약은 예산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비판인 셈이다.
◇ 최저 임금, 인상 vs 유지
민주당 후보들은 현재 7.5달러 수준인 최저 임금을 12~15달러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의 지지를 받고 있는 샌더스 후보가 가장 강경한 입장이다. 그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의 경고도 일축했다. 크루거 교수는 “최근 최저 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인상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며 “고용 감소를 가져 오지 않는 수준은 12달러”라고 지적했다. 힐러리 후보는 “크루거 교수의 말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며 공개적으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에 반해 공화당 후보들은 시간당 최저 임금을 인상하는 것이 소득 증대에 그다지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민주당과 대립각을 세웠다.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과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최저 임금 인상이 오히려 미국 노동자들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최저 임금 인상이) 근로자들을 기계보다 더 비싸게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저 임금이 인상되면 기업들은 고용을 늘리기보다 자동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할 것이고 이는 결코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 월가 규제, 급진적 vs 점진적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월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경우 곧바로 강도 높은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샌더스 후보와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등은 월가 출신 인사를 행정부 요직에 앉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재임 당시 재무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루빈과 래리 서머스는 월가 출신이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 후부들도 이같은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윌 마셜 진보정책연구소 대표는 “금융시장에서 일했던 인물을 반드시 제외하겠다는 것은 다수 우스꽝스러운 일”이라며 “우리는 연방준비제도를 감독하고 금융시장의 경험이 많은 재무부 고위
이에 반해 공화당은 점진적인 방식으로 월가를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화당 후보들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했던 정부 정책을 비판해 왔다. 특히 도드 프랭크 법안이 경제성장에 지장을 주는 만큼 하루 빨리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드 프랭크 법안은 지난 2010년7월에 발효됐으며 파생금융상품 규제 강화와 대형 금융회사에 대한 각종 감독·규제 수단 신설 등이 핵심이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