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설계사가 보험시장의 최전선에서 활동한다. 그중에서 불완전판매 없이 정도영업을 하며 일선에서 뛰는 설계사들이 있다. 지난 11월13일 손해보험협회는 서울 롯데호텔에서 ‘블루리본 수여식’을 개최했다.

블루리본은 ‘완전판매 영업의 징표’이자 ‘신뢰의 상징’으로 손해보험 설계사들이 가장 받고 싶어 하는 타이틀이다. 단순히 실적만 보는 것도 아니다. ▲4년 연속 모집질서 위반사항이 한건도 없고 ▲13회차 유지율(보험계약 후 13개월이 지난 시점에 보험계약이 해지되지 않고 유지되는 비율) 95% 이상 ▲25회차 유지율 90% 이상 등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야 한다. 이 밖에 불완전판매비율, 근속연수, 계약건수 등도 고려된다. 한마디로 완전판매와 고객만족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올해는 전체 손해보험 설계사 중 약 0.1%인 250명이 선정됐다. 이들의 연평균소득은 1억2784만원이고 근속기간은 평균 17.1년이다. 나이로는 50대가 131명으로 가장 많았고 40대와 60대가 뒤를 이었다. 최고령 수상자는 69세, 최연소 수상자는 37세다. 한 곳에서 21년째 활동해온 노익장 설계사와 패기 넘치는 설계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고령 김금순 삼성화재 설계사 “거북이의 걸음으로”

내년이면 칠순의 보험설계사 김금순 삼성화재 동서울지역단 청량지점 RC(69). 김금순 설계사는 올해 ‘상위 0.1%’ 안에 든 우수설계사 중 최고령 RC다. 요즘 그가 자주 듣는 노래는 가수 노사연의 ‘바램’이다.

“노사연의 ‘바램’은 나에게 하는 얘기 같아요. 힘들고 지칠 때 이 노래를 들으면 위안이 되거든요. 단 한번도 편하게 영업한 적이 없어요. 거북이처럼 엉금엉금 기어서 여기까지 왔죠.” 

/사진제공=삼성화재

김 RC와 삼성화재의 인연은 꽤 길다. 한복집을 운영하다 지인의 권유로 1995년 1월 삼성화재에 입사했다. 그때 그의 나이 48세였다. 과거 생명보험사에서 3년간 설계사 일을 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만만했다. 그러나 손보사 RC의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입사 후 1년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주변을 배회하다 한건의 계약도 체결하지 못한 채 사무실로 들어올 땐 창피해서 심장이 두근거렸다.
“다른 사람들은 다들 실적이 좋아서 200만~300만원씩 버는데 저는 회사에서 주는 보조금으로 버텼어요. 20만~30만원 벌면서 그걸 받는 것조차 부끄러웠죠. 보조비가 제가 번 것보다 더 많았거든요. 마음이 절박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다른 설계사들은 어떻게 일을 하는지 알아야 했어요. 한 설계사에게 제발 저 좀 데려가 달라고 부탁했죠. 그렇게 개척하는 법을 익혔어요.”


이후 김 RC는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밤낮없이 열심히 뛰었다. 그렇게 거북이걸음으로 천천히 여기까지 걸어왔다. 어느덧 만 21년의 베테랑이 된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고객과의 인연을 지키기 위해 그는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늦은 밤까지 보험상품을 공부하면서 체력을 관리하는 등의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제 나이에 일선에서 뛰려면 체력관리는 필수예요. 헬스·요가 등 안하는 운동이 없어요. 식습관 관리도 철저히 하고요. 덕분에 아직까지는 다리 통증, 당뇨, 고혈압 등이 일절 없어요.”

마흔 후반의 나이에 시작해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 길을 선택한 것을 후회한 적이 없다고 그는 회고했다. 올해 ‘블루리본’ 수상 비결에 대해 묻자 김 RC는 서슴없이 ‘진심’이라고 답했다.


“저는 어렵게 개척영업을 해서 그런지 고객 한분 한분 모두가 소중해요. 고객을 제 가족이라고 생각할 정도로요. 어려운 일이 있으면 제가 나서서 도와주고 실제 가족처럼 친해진 분들도 있어요. 계약만 하고 끝을 맺는 것은 의미 없다고 생각해요.”

◆최연소 김상완 롯데손보 설계사 “솔직함이 비결”

김상완 롯데손해보험 충남 서산지점 LC(37)는 블루리본을 단 우수설계사 중 최연소 남성설계사다. 보험영업에 뛰어든 지 올해로 11년차. 블루리본 수상자 중 가장 젊지만 실적과 보험업에 대한 마인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김 LC의 영업비결은 솔직함이다. 그는 말을 할 때 ‘솔직히’라는 부사를 자주 썼다. 좋은 걸 나쁘다고 하지 않고, 나쁜 걸 좋다고 하지 않는다. 영업방식에 대해서도 ‘이건 좋다, 이건 나쁘다’라며 직언한다.

/사진제공=롯데손해보험

“저는 할 말은 다 하는 성격이에요. 고객 입장에서 본사에 따질 게 있으면 따지고 고객에게도 주의해야 할 것, 상황에 맞지 않는 보험에 대해서는 추천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저축보험의 경우 중도해지하지 않고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고객에게는 가입을 권하지만 단기간의 수익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추천하지 않아요. 사실 생보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많이 받았는데 저는 손보사 일이 재밌어요. 겨울이 다가오면 운전자에게는 빙판 교통사고를 대비하는 보험을, 가정에는 각종 화재에 대비할 수 있는 보험을 어필하기도 하고요. 나름의 특색이 있죠.”
고객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도 그런 솔직한 성격이 한몫한다. 솔직함은 쉬운 일 같지만 당장 눈앞의 이익과 직결될 때 지키기 쉽지 않은 원칙이다.

“아직 배울 게 많아요. 어제 (블루리본) 시상식에서 선배들과 앞으로의 계획을 논의했는데 그들의 얘기만 들어도 존경스러웠어요. 역시 내공이 느껴지더군요. 저도 실적 1등에 목 매지 않을 겁니다. 오랫동안 영업일선에서 뛰고 있는 선배들처럼 고객들과의 신뢰를 차근차근 쌓아가는 게 제 목표입니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1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