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6.9%에 그치고 말았다. 25년 만에 7%선이 무너진 것이다. 7%대 경제성장률을 지킨다는 이른바 바오치(保七) 시대가 막을 내리고 이제 6%선을 지키기 위한 바오류(保六) 시대로 접어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새로운 바오류 시대를 바라보는 세계 각국의 시각은 희망과 우려가 교차된다. 중국 당국이 지켜만 보지 않을 것이며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곧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있는 반면 수년간 지속적으로 하향세를 보인 중국 경제가 쉽사리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견해도 상당하다.



중국 경제가 겪는 감기는 한국 경제에는 폐렴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이 저성장 기조를 이어간다면 우리 경제는 미래가 불투명하다. 본격적인 장기불황 저성장 시대를 맞아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인식과 해법이 필요하다. 작금의 상황은 한국전쟁 이후 처음 맞닥뜨린 저성장 시대로, 막연히 금리가 다시 오를 거라는 기대나 경기활황을 전제로 한 경제관념은 철저히 버려야 한다. 과거 고성장 시대의 유산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그 첫걸음은 바로 앞으로 달라질 경제·사회·산업의 판도를 그려보는 일이다. <선대인의 빅픽처>는 과거·현재·미래를 오가고 산업간 경계를 넘나들며 독자의 시야를 넓혀준다.

지금 우리는 기준금리 1%대, 경제성장률 2%대 시대를 살고 있다. 소득은 좀처럼 늘지 않고 적은 돈이나마 효과적으로 불릴 수 있는 투자처는 갈수록 줄어든다. 반면 인터넷에는 각종 투자 정보나 전문가의 견해가 범람한다. 물론 이중에 믿을 만한 것은 극히 드물다. 정보가 넘쳐나는 지식정보시대에 신뢰할 만한 진짜 정보를 구별해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역량이 됐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큰 흐름으로 봐야 시시각각으로 쏟아지는 가짜 정보, 속임수 등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선대인경제연구소의 선대인 소장은 국내외 경제의 큰 그림을 읽는 법을 가르쳐주고 기회 또는 위기 요인을 면밀히 분석한다. 나아가 자신이 직접 고안하고 효과를 본 투자방법론을 통해 이론을 실제 수익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을 보여준다.

먼저 경제 흐름의 변화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구조를 읽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꺼져가는 잿더미 속에서도 불씨를 발견할 수 있고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저자는 모두 10가지 테마를 선정해 그 구조를 파악해놓았다. 바이오·헬스케어(B), 금리(I), 녹색산업(G), 석유(P), 인도(I), 중국(C), 기술기업(T), 미국(U), 리스크(R), 환율(E) 등이다. 각 테마의 영문 머리글자를 모은 것이 곧 이 책의 제목인 빅픽처(BIG PICTURE)다.

저자는 이러한 10가지 테마에 대한 각각의 설명 못지않게 테마 간 역학관계에 주목한다. 각각이 따로따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서로 얽히고설키며 영향을 주고받아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낸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석유(P)와 바이오·헬스케어(B), 기술기업(T)이 맞물려 미국(U)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본다. 또한 중국(C) 경제는 바이오·헬스케어(B)와 녹색산업(G)이 결합돼 무궁한 잠재력을 창출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대상 하나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대상 간의 상관관계까지 고려함으로써 훨씬 더 큰 그림을 보게 된다. 이런 식으로 10가지 테마를 모두 섭렵하고 나면 비로소 세계 경제에 대한 지평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선대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 1만5000원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42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