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사회를 흔들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의 시작과 끝은 결국 리더다. 전문성 없는 정부 리더와 불법적인 로비가 업계를 망쳤고 그 악영향이 전방위로 퍼졌다.
대통령의 사과 담화문을 보고도 국민의 분노는 좀체 사그라지지 않는다. 사과 내용은 차치하고 최소한 자기 언어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표현할 줄 아는 리더를 기대하는 상식마저 배신당했다고 여기기 때문인지 모른다.
“전문가가 리더의 자리에 오르면 직원들은 전문성을 기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그 자리를 정치가가 차지한다면 젊은 직원들도 정치를 잘해야 살아남는다고 생각할 것이다.”
최근 출간한 <왜 다시 도요타인가>의 한 구절이다. 세계적인 자동차회사 도요타의 처절한 위기극복 사례와 그 중심에 선 도요타의 수장 아키오 사장의 이야기는 지금 우리에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리더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절감한 측면에서 그렇고, 또 국내 간판기업 모두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위기 상황이기에 더욱 그렇다.
2010년 렉서스 차량 결함으로 인한 1000만대 리콜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전후해 도요타에는 위기상황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의 리먼 쇼크와 리콜 등으로 인한 실적급락 외에도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대홍수가 일어나 생산시설까지 무너졌다.
이 같은 전시상황에 취임한 이가 바로 아키오 사장이다. 그는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결의하며 “원점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고 선언했다. 물론 그보다 앞서 해외시장 및 일본 자국민과 회사를 향해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고개 숙여 사과한 뒤였다. 그는 “규모가 너무 큰 것이 도요타의 최대 약점”이라며 효율성이 떨어지고 제어가 어려운 복잡성이 폭발하는 일명 ‘대기업병’을 뜯어고치기 위한 개혁을 단행했다.
무엇보다 그는 ‘위기극복형 CEO’로 전면에 나서서 직원, 투자자, 언론과 직접 소통했다. 비밀주의나 하향식 의사전달을 철저히 배제했던 것. 평소 현장 엔지니어와도 막힘없이 소통할 만큼 전문성을 갖췄고 공장 현장직이 임원이 되거나 창업가문이 아닌 부서장급에서 전문CEO가 선출되는 기회를 열어놓는 식으로 학벌·파벌을 타파하고 오로지 실력위주로 조직을 이끌었다.
결과는 어땠을까. 아키오 사장 취임 이후 7년이 지난 지금 도요타는 매출 310조원, 영업이익 31조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세계시장 1위를 재탈환했다. 도요타의 지난 7년은 도요타 역사상 최악의 위기를 극복해낸 7년이었고 동시에 최고의 7년이었다. 그 기간의 투쟁을 들여다보는 것은 위기에 처한 한국 기업들에게 뼈 있는 교훈과 시사점을 던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