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DB 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지속적인 손해율 상승은 물론 정비가 인상 등 인상요인이 나타났지만 정부의 보험료 안정화 정책에 따라 인상은커녕 인하 압박을 받고 있어서다. ◆비용 늘어나는데… 고민하는 보험사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까지 적정 비율을 유지했던 주요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손해율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
손해율이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로 100% 이상이면 적자가 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보 '빅4'인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1월 일제히 85%대를 돌파했다. 삼성화재는 91%에 달했다. 적자 기준인 100%를 넘지는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하고 있어 부담이 큰 상황이다. 자동차보험의 적정손해율은 77~78%선이다.
이처럼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몇가지 인상 요인도 더해졌다. 자동차 정비요금 산정기준 변경과 함께 최저임금 변동 여파까지 덮친 것.
지난달 말 국토교통부, 보험업계, 정비업계가 공동으로 진행한 자동차보험 정비요금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의 중간결과에 따르면 자동차 정비요금 산정기준이 상향 조정됐다.
정비공장의 위치와 규모 등에 따른 적정 시간당 공임은 2만5000~3만3000원이며 평균은 2만8500원이다. 현재 업계에 형성된 시간당 공임인 2만5000원과 비교하면 3500원(14%)이 많다.
통상적으로 정비요금이 1000원 오르면 자동차보험료는 약 1% 인상요인이 있다고 전해진다. 결국 3.5%의 정도의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정비요금은 표준작업시간에 시간당 공임을 곱해 계산된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시중노임단가도 오르면 자동차보험의 대인배상 항목 중 휴업손해액이 인상돼 이는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인상 요인에도 불구하고 손보사들은 보험료 인상을 쉽사리 결정하지 못한다.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는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따라 실손·자동차보험료의 경우 인상이 억제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은 올해 실손보험료에 대해 사실상 동결 방침을 내리며 업계의 인상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은 상태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료 인상은 손해율을 비롯해 여러가지 요인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인상요인이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보험료를 올리지는 않는다"며 "문제는 손해율이다. 지난해 내린 보험료 여파로 손해율이 지속 상승해 올해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할 것 같다. 하지만 정부의 친서민 정책 기조를 따라야 해서 고민이 깊다"고 말했다.
◆과도한 할인 특약, 손해율 부담 없나
일각에서는 손보사들의 무리한 할인특약 경쟁이 장기적으로 손해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보사들은 70%대의 안정적인 손해율이 지속되던 지난해 8월 이후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했다. 하지만 약속이나 한 듯 지난해 연말까지 손해율이 급증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차량운행이 많거나 장마나 태풍 등의 자연재해가 많은 여름휴가철 이후 상승하는 편이다. 또한 겨울철 차량사고가 많은 연말도 손해율 상승시기로 꼽힌다.
하지만 손해율 상승의 주요 요인은 계절적인 이유보다 지난해 경쟁적으로 보험료 할인에 나선 여파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최근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한 보험료 할인 특약도 장기적으로는 손해율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해 손보사들은 다양한 주행 관련 할인 특약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손보사들은 일정 km 이하 운행 시 보험료 할인 혜택을 주는 마일리지 특약, 자동주행조절장치 장착 차량 할인 특약, 블랙박스 특약 등 보험료를 일부 할인해주는 특약상품을 경쟁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심지어 대형사 위주로 진행된 특약 판매 경쟁은 최근 중소형 손보사 참여까지 이어지며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할인 특약은 자사로 자동차보험 가입을 유도하는 미끼 상품"이라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경쟁 업체가 할인 특약 도입 시 비슷한 상품을 내놓을 수밖에 없고 이는 비효율적인 할인율 경쟁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