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삼성증권에 대해 삼성SDS에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실질적인 제재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지난 8일 삼성증권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계열사 부당지원 문제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5년간 전체 전산 시스템 위탁계약의 72%(2514억원)를 삼성SDS와 체결했고 삼성SDS와의 계약 중 수의계약의 비중이 91%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SDS와 체결한 수의계약 98건이 모두 단일견적서만으로 계약이 체결됐고 수의계약의 사유도 명시되지 않았다.

삼성증권과 삼성SDS는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같은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사다. 삼성증권은 삼성생명이 지분 30.10%를 가지고 있고 삼성SDS의 지분은 삼성전자가 22.58%, 삼성물산이 17.08% 보유했고 이재용 9.20%, 이부진 3.90%, 이서현 3.90%, 이건희 0.01% 등 삼성그룹 오너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부당한 지원행위 금지조항을 살펴보면 모든 사업자에 대해 특수관계인 또는 다른 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계열회사를 부당하게 지원하는 행위는 ‘부당한 지원행위 금지조항’에 따라 금지된다.

관련 법규를 살펴보면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보다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 ▲회사가 직접 또는 자신이 지배하고 있는 회사를 통해 수행할 경우 회사에 상당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제공하는 행위 ▲특수관계인과 현금, 그 밖의 금융상품을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 로 거래하는 행위 ▲사업능력, 재무상태, 신용도, 기술력, 품질, 가격 또는 거래조건 등에 대한 합리적인 고려나 다른 사업자와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거래하는 행위 등은 위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규의 ‘상당히 유리한 조건’이란 특수 관계인이 아닌 자와의 정상적인 거래에서 적용되거나 적용될 것으로 판단되는 조건과의 차이가 7% 이상이고, 거래당사자간 해당 연도 거래총액이 50억원(상품ㆍ용역의 경우에는 200억원) 이상인 경우이다.


금감원이 문제삼은 부분은 수의계약을 체결한 거래가 연평균 500억원 수준에 달한다는 점이다. 전체 매출액과 비교하면 적지만 사실상 시스템 관련 계약을 경쟁없이 대부분 맡긴 셈이라 현행법 위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이런 지적이 ‘무리수’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일감몰아주기의 예외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공정위 역시 관련 법규에 대해 ‘모든 내부거래가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고 해석했다. 수직계열화, 거래비용 절감, 범위의 경제 등 효율성 목적을 위한 내부거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산시스템의 경우 작업 도중에 내부정보의 열람이 불가피하기 하기 때문에 ‘영업상의 비밀’을 이유로 여러 대기업들이 계열사와 계약하고 있다.

시스템 기업 중 대형기업이 적은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전산업계 전문가에 따르면 “시스템 업체의 경우 내부정보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기 때문에 대기업들은 대부분 자회사나 계열사에서 해결한다”며 “영세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이 문제삼은 거래 규모도 전체 매출액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적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삼성SDS에 473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이는 삼성SDS의 전체 매출액 4조5471억원 대비 1% 수준에 불과하다. 삼성증권 입장에서 봐도 이 금액은 비용 중 일부인 판매 및 관리비 2630억원의 17.9%에 그친다.

특히 이번 내용은 주무부처가 아닌 금감원이 판단한 사안이기 때문에 주무부처인 공정위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목소리다.

삼성증권은 “금감원이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발표한 내용 아니겠느냐”며 “아직 개별적으로 입장을 밝힐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