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맞아 직장의 의미가 달라졌다. 4차 산업혁명으로 수많은 기술이 사람을 대체하면서 더 이상 정년까지 맘 놓고 일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평생직장의 개념도 사라졌다. 젊은 창업가들은 새로운 직업을 갖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타트업시장에 뛰어든다.
◆많은 경험, 아이디어·기획력 중요
-직업만 4번째 바꾼 이력이 눈에 띈다. 어떻게 스타트업시장에 뛰어들었나.
▶20대 초반 연기가 좋아 연극배우를 하다가 연출을 배워 연극기획사를 차렸다. 취미로 시작한 회사는 경영이 나빠졌고 연극 ‘강남역 네거리’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주변에선 젊은 나이에 사업하지 말고 취업하라고 만류해 “나도 남들처럼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대기업에 취업했다.
영업부터 기획, 마케팅까지 회사에서 필요한 일을 도맡아했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아 이직도 했다. 하지만 늘 새로운 일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2015년 군대시절 만난 김영빈 대표와 AI로 빅데이터를 분석, 분산투자해주는 파운트에 합류했다.
-자이냅스는 어떤 회사인가. 또다시 창업에 나선 이유는.
▶AI는 투자자문은 물론 우리 실생활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다. 고객들은 실용적인 정보를 주는 챗봇으로 AI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지난해 파운트에서 쌓은 경험으로 자회사 파운트AI를 독립해 챗봇연구를 시작했다.
국내외 AI 관련 석박사급 인재들이 모여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과 교류·협력 관계를 맺었다. 한양대 기술지주회사에서 출자를 받아 독립회사인 자이냅스를 설립했다. 스타트업이 또 다른 스타트업을 만들어 내는 회사분할(스핀오프) 형태다. 자이냅스 식구들은 모두 ‘주인의식’을 갖고 일하기 때문에 또 다른 스핀오프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대선에서 대선봇 ‘로즈’의 인기가 높았다. 탄생 배경은.
▶대선봇은 회식자리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어도 챗봇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다. 챗봇이 후보 공약을 쉽게 알려주면 관심을 끌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날 새벽 5시까지 회의를 하고 아침부터 곧장 개발에 돌입했다. 기획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로봇이 친절하게 대답해주는 ‘로즈’가 탄생했다.
대선은 아무래도 예민한 문제라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답변을 차단하도록 응답 가능 범위를 인위적으로 축소했다. 기술력을 다 보여주지 못해 속상했는데 '이번 지방선거에선 챗봇 서비스 안하느냐'란 질문을 받았다.
현재 6·13 지방선거 후보자의 공약을 조회할 수 있는 로엘 오픈을 준비 중이다. 로엘은 '로컬 일렉션'(지방선거)의 약자로 각 후보별 선거공약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데이터도 챗봇과 연동해 격전지 후보자의 당선 확률도 엿볼 수 있다. 지방선거의 관심이 높아져 투표율을 올리는데 힘이 되길 바란다.
◆개발인력이 핵심, 정책 지원 찾아라
-몇 차례 스타트업을 차리면서 생긴 노하우가 있다면.
▶먼저 자신감이다. 전반적인 AI기술에서 다국적 IT(정보기술)기업을 이길 수 없지만 로즈와 로엘처럼 한글을 기반으로 특정분야의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스타트업도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앞서 로즈는 대선 투표 때까지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이른바 ‘깜깜이 기간’에 넷심의 향방을 보여줬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게시글을 분석했고 지지도 퍼센트를 근사치로 맞췄다. 덕분에 자이냅스는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두번째는 스타트업을 함께 일구는 인재의 중요성이다. AI기술은 언어나 텍스트를 처리하는 기술을 넘어 음성, 이미지, 영상 분야를 활용할 수 있다. 나 역시 AI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데 전문가 영입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6개월간 설득 끝에 신한은행 AI랩에서 재직한 강진범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했다. 앞으로도 개발자 충원을 최우선으로 회사를 키울 계획이다.
마지막은 정부의 지원정책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다. 자이냅스는 기술보증기금의 창업자금 보증지원도 받아 자본금을 확충했고 기업은행의 창공지원센터에 입주해 사무공간을 무료로 이용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초기 자본마련이 어려운데 이 같은 지원정책을 잘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오는 6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 지원사업인 팁스(TIP)에 참여할 계획이다. 민간 운영사가 1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자하면 정부가 매칭해 투자·지원하는 기술창업 플랫폼으로 AI기술 개발에 투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는 작지만 미래가 더 큰 기업의 모습을 기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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