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개념이 변한다. 1년에 한 두번 떠나는 '휴가 개념'에서 언제든 훌쩍 떠날 수 있는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여행트렌드도 변화한다. 저가항공, 고속철도 등의 영향으로 당일치기, 번개여행이 가능한 근거리여행이 각광받는다. <머니S>가 변화하는 여행의 개념 속 2018년 여행트렌드를 짚어봤다. 또 유통·관광업계의 여행트렌드 대응, 전문가에게서는 여행 노하우를 들어봤다.
◆2018트렌드 '일상화·가성비·여행 예능'
한국관광공사는 최근 2년간의 소셜미디어와 포털미디어 빅데이터를 활용해 올해 다섯가지 여행 트렌드 'S·T·A·R·T'를 발표했다. S는 근거리여행(Staycation), T는 여행스타그램(Travelgram), A는 혼행(Alone), R은 도시재생(Regeneration), T는 여행예능(Tourist sites in TV programs)을 의미한다.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당일치기, 혹은 1박2일 식의 근거리여행이 각광받는다. 이는 점점 여행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소소한 일이 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풍토 확산과 함께 휴일보장 등 근로정책 변화도 여행의 일상화에 한몫했다.
김경규 한국관광공사 관광시장분석팀장은 "T맵 내비게이션 통계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국내 여러 관광지를 찾아가는 횟수 자체가 늘고 있다"며 "특정 요일에 몰린 것도 아니어서 점차 사람들이 날짜를 정해서 떠나지 않고 언제든 여행에 나서려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각 방송사의 여행 예능프로그램 사랑도 꾸준하다. 1박2일로 국내 여행지를 소개하는 KBS 인기프로그램 '1박2일'은 세번째 시리즈까지 이어지면서 12년째 사랑받고 있으며 오지로 탐험을 떠나는 SBS '정글의법칙'도 신비로운 곳으로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자극해 스테디셀러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이밖에 현재 방영 중인 여행 예능에는 사막을 횡단하는 KBS '거기가 어딘데??', 시청자와 함께 떠나는 JTBC '뭉쳐야 뜬다', 숙소를 정하지 않고 떠나는 KBS '하룻밤만 재워줘' 등이 있다. 외국인들의 한국여행기를 보여주는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는 MBC에브리원 사상 최고 시청률을 찍으며 여행 예능의 정점을 찍었다. 이처럼 한국인의 여행사랑이 예능프로그램의 인기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특히 방영 중인 여행 예능은 최근 여행트렌드를 보여준다. 가성비가 더해진 여행예능 tvN '짠내투어', KBS '배틀트립' 등은 소액으로 여행을 떠나고픈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JTBC '효리네민박'은 '여행이 곧 힐링'이라는 공식을 바탕으로 경험과 가치를 중시하는 현대인들의 여행트렌드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 프로는 최근 '제주도 한달살기' 열풍에 불을 당기기도 했다. 한달살기란 여행지를 좀 더 천천히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은 욕구가 커지며 여행기간을 아예 한달로 잡는 것을 말한다. 현지에서 한달 동안 거주하며 삶의 여유와 함께 여행지 체험과 낭만도 모두 누릴 수 있는 방법인 셈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어려웠던 시절을 겪은 시니어 층의 경우 여행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삶의 풍요로움에 따른 여행의 일상화로 자녀, 손자들과 함께 떠나는 시니어층의 여행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030, 가까우면 해외도 언제나 OK
여행의 일상화는 2030 젊은층에게서 두드러진다. 이들이 많이 찾는 여행지를 통해서도 최근의 여행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지난해 2030고객이 가장 많이 찾은 여행지는 오사카(18.9%), 태국(8.4%), 도쿄(8.0%)였다.
인기지역 톱 10 중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도 일본의 도쿄(175.7%↑), 북큐슈(81.3%↑) 였으며 베트남(75.5%↑)이 새로 추가됐다. 대부분 국내에서 비행기로 최대 4시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곳들이다.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해외여행지도 비교적 가까운 곳을 선호하게 된 것이다.
여행일상화로 비수기와 성수기간 차이도 감소세다. 지난해 2030에게 가장 높은 해외여행수요를 나타낸 8월과 가장 낮은 해외여행수요를 보인 3월을 비교해보면 비수기 3월은 성수기인 8월 대비 약 68% 수요를 나타냈다. 2016년 데이터와 비교해보면 비수기가 성수기의 44%로 나타나 1년 사이 눈에 띄게 차이가 둔화된 것을 알 수 있다. 학교 방학이나 직장인 휴가 등의 문제로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유독 극명했던 2030의 여행 패턴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20~30년 전 만해도 여행은 1년에 한번 정도 가는 특별한 행사였지만 지금은 1년에 수십번 갈 정도로 '일상화'됐다"며 "관광과 일상이 융합하면서 발생하는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앞으로 여행의 일상화가 더 가속화되면 관광업계도 이에 맞는 대처가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47호(2018년 7월4~10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