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칠레전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토트넘)이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였다. /사진=뉴스1

손흥민(토트넘)이 화려한 개인기는 물론 몸싸움·스피드·투지 등 뛰어난 활약을 선보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대표팀은 전날(11일) 저녁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서로 찬스를 주거니받거니 90분 내내 대등했다.
이날 윙포워드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좌우를 넘나들면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출발점은 높은 위치에서의 날개 공격수였으나 허리싸움이 치열할 때는 측면 미드필더로, 수세 시에는 윙백으로 내려앉아 다부지게 뛰었다. 혹사 논란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벤치에서 쉬게 해줄 필요가 있다는 팬들의 조언 속에서도 오히려 가장 많이 뛰었다.

사실 많이 뛰는 것은 최근 들어 자주 본 장면이다. 러시아월드컵 본선 때도 그랬고 후배들과 함께했던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는 거의 마당쇠처럼 필드를 쓸고 다녔다. 코스타리카와의 1차전 역시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주장 완장을 팔에 감고 나서는 '헌신'에 눈을 뜬 듯했다.


특히 이날 칠레와의 경기에서 도드라졌던 것은 '개인기'다. 예전처럼 마냥 수비수를 달고 뛰려는 패기 넘치는 도전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필요한 컨트롤로 흐름이 쉽게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것에 적잖이 신경 썼다. 

이날 가장 많이 넘어진 선수도 손흥민이었다. 넘어져야 하는 상황이 많았고 넘어질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공이 손흥민을 거쳐 다음 선수나 위치로 옮겨갈 때 상대를 등지고 버텨내 파울을 유도하는 상황이 많았다. 뛰어난 '탈압박' 덕분이었다. 또 공을 잃어버렸거나 자신이 지근거리에 있을 때 공을 빼앗기 위해 거칠게 달려들어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기에 또 넘어졌다.

사실 공격의 선봉장이, 한 팀의 에이스급 선수가 줄기차게 펼칠 역할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은 보란 듯이 뛰었다. 자신을 봐주길 바라는 대상은 벤치에 있는 벤투 감독이었고 주변에 있는 동료들이었으며 빅버드를 가득 채워준 팬들이기도 했다.


손흥민도 한국의 수많은 축구선수들 중 한명이었다. 당연히 가장 높은 수준의 리그와 팀에서 뛰고 있는 유명스타지만 새로운 감독 앞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경쟁을 기꺼이 받아들이는 성실함으로 임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을 불러들일 생각이 없었고 손흥민도 경기 중 들어갈 뜻이 없었다. 손흥민의 '개인기'와 '볼압박', '투지' 모두 빛난 경기였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를 제대로 보여줬다. 완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