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미지투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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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무더기로 사들여
지난해 국내 증권사 중 메리츠종합금융증권과 유안타증권의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가장 열을 올렸다. 이 두 회사는 복수의 임원들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부터 자사주 매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 자사 임직원이 월급의 일부로 매달 자사주를 매입하면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는 주식과 펀드 방식이 있으며 모든 임직원이 대상이기 때문에 공시의무가 있는 주식 매입 임원 외에도 더 많은 임직원이 자사주를 산 것으로 분석된다.
유안타증권은 동양사태 이후 5년여 동안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자사주를 매월 매입하고 있다. 지난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자사주 매입 임원은 20여명이다.
한화투자증권도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7명의 임원이 300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미래에셋대우도 지난해 4명의 임원이 1500만원 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이종원 전무가 지난해 10월 자사주 1만주를 6890만원에 매도했다.
오너일가가 자사주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선 곳은 대신증권이다. 양홍석 사장은 지난해에만 8차례에 걸쳐 25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에 자사주상여금을 더해 양 사장의 지분율은 지난해 말 7.04%에서 7.51%로 높아졌다.
NH투자증권은 정영채 사장 취임 후 임원들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사장도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자사주 5000주를 7350만원에 매입했다. NH투자증권 임원 7명은 정 사장이 부임한 이후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1억5000여만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보통주를 매수하던 임원들이 10월부터는 우선주로 주식 종류를 바꾼 것도 주목할 만 하다. 염상섭 상무는 보유하던 자사 보통주 2000주를 장내매도하고 우선주 5000주를 매수했다. NH투자증권은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힌다. KTB투자증권도 최석종 사장이 지난해 말 자사주 8000주를 사들였다.
반면 국내 주요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KB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금융그룹 자회사이자 비상장사로 지분 100%를 모회사에서 보유하고 있어 자사주 매입이 없다.
증권사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평가손익이 좋지는 않다. 업황 악화로 증권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인 탓이다. 다만 현재 주가가 저평가받고 있어 상승 여력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2017년 말 712.53에서 지난해 말 598.87로 113.66포인트로 16%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467.49에서 2041.04로 17.3%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798.42에서 675.65로 15.4%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전체 시장과 유사한 변동폭을 보인 것이다. KRX증권지수는 상장 증권사 13곳의 주가를 구성으로 산출하는 지수다.
지난해 자사주를 가장 많이 매수한 대신증권 양 사장은 보유지분이 늘었지만 평가액은 줄었다. 2017년 말 종가 기준 513억원이던 양 사장의 주식자산 평가액은 지난해 말 종가기준 433억원을 기록해 15.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신증권의 주가는 20% 넘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 임원들의 주식 자산이 당분간 제자리걸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계절적인 거래 비수기 진입과 증시의 변동성 확대로 운용손익이 감소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4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 관련주의 낙폭이 확대된 것도 주효했다.
증시 회복이 더디고 국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유인할 만한 모멘텀이 제한적인 상황이므로 단기적으로 증권업종은 박스권 내 횡보 흐름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 임원들의 자사주 매입 시점은 KRX증권지수가 하락세를 본격화한 지난해 6월 이후에 집중됐다. 특히 이 시기가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전망이 나오기 시작한 시점이라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책임경영과 저가매수 관점에서 매입했다는 이야기다.
증권 업종의 장기 전망까지 불안하지 않다는 것은 그마나 고무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해 하락한 주가 수준이 올해 악재를 미리 반영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보수적인 실적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라면서도 "주가는 상당 부분 선반영한 수준까지 하락했다. 수익과 비용구조상 올해 실적이 상대적으로 선방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증권주 위주로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내다봤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74호(2019년 1월8~14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