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고 블루 택시를 시승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제공=카카오모빌리티 |
도로에 차가 넘쳐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누적 자동차 등록대수는 2320만255대로 집계됐다. 5000만 국민의 절반가량이 차량을 보유한 셈이다. 반대로 나머지 절반의 경우 자기 소유의 이동수단이 없음을 뜻한다. 그만큼 많은 사람이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지만 서비스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편이다. 지난해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7년 대중교통 만족도를 보면 7점 만점에 4.87점을 기록했다.
특히 택시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는 대중교통으로 꼽힌다. 담배냄새, 승차거부, 바가지요금, 난폭운전 등 일부 택시기사의 잘못된 관행 때문. 가까운 거리는 가지 않으려는 승차거부 때문에 심야시간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을 발견하기 어렵지 않다.
카풀은 이런 대중교통 부작용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출·퇴근시간을 이용해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을 태우고 이동하는 방식이다. 초창기 풀러스를 비롯한 카풀업체들이 서울과 경기권을 중심으로 시범서비스를 실시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택시업계의 잇단 반발과 법령 위반 등 이슈가 겹치면서 ‘승차공유’ 성격을 띤 카풀은 제자리걸음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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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어시스트. /사진제공=VCNC
◆카풀도 막혔다… 선택지는
택시업계, 카카오모빌리티, 정부 등 관계자들이 사회적대타협기구를 통해 일련의 합의를 이뤘지만 카풀서비스는 여전히 정체상태다. 풀러스, 위모빌리티, 위츠모빌리티 등 카풀업체들은 사회적대타협기구에서 배제돼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카카오모빌리티는 졸지에 ‘공공의 적’이 됐다.
개인택시를 중심으로 카풀 합의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택시업계는 카풀업체를 상대로 위법한 영업을 지적하며 법적 고발도 서슴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이용자들의 불편은 커졌다. 여전히 심야시간대 승차거부가 횡행하며 그 사이 택시요금은 인상됐다. 이에 승객들은 최근 카셰어링, 렌터카, 호출서비스 등 대체재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카셰어링시장은 카풀의 반사이익을 얻고 급성장했다. 업계 1위 사업자인 쏘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카셰어링시장 규모는 3200억원으로 매년 100%에 가까운 고속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쏘카의 경우 1만대 이상의 차량을 보유했고 업계 2위 그린카도 6500대가 넘는 차량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의 회원수를 합해 700만명이 넘을 만큼 많은 사람이 카셰어링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과 별도로 ‘웨이고 블루’라는 택시서비스를 출시했다.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와의 협업을 통해 론칭한 웨이고 블루는 ‘승차거부 없는 택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고품격 택시 ‘웨이고 블루’와 여성 전용서비스 ‘웨이고 레이디’로 나뉜다.
웨이고 블루는 택시 호출 시 목적지가 표시되지 않는 자동 배차서비스를 제공한다. 승객이 호출하면 주변지역 빈 차량이 배차되는 형태다. 차량 내부에 공기청정기 및 탈취제를 구비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 점도 특징이다.
VCNC의 모빌리티플랫폼 ‘타다’도 카풀의 대체재로 떠올랐다. 타다는 최근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하며 이용객 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초미세먼지 98% 이상을 걸러낼 수 있는 공기청정필터를 전차량에 적용하는 한편 서울지역 개인·법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드라이버를 모집해 상생에 나섰다. 장애인과 65세 이상 교통약자를 위한 신규서비스 ‘타다 어시스트’도 도입해 이용대상을 확대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이용현씨(32)는 “최근에는 카풀 대신 타다를 자주 이용한다”며 “저축한 돈이 많지 않아 차를 구매하기가 부담스러운데 회식이나 야근 후 이용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많아져 편리하다”고 말했다.
◆서비스 볼모로 폭리 취하나
이씨처럼 이동수단에 대한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비용과 유지 문제로 대체 수단을 찾는 이용자가 대부분이다.
지난달 25일 설문조사업체 오픈서베이가 발간한 ‘모빌리티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자동차 소유 필요성에 대해 80.9%의 응답자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해당 응답을 세부적으로 보면 ‘꼭 필요하다’는 답변은 17.1%에 그쳤고 나머지 63.8%가 ‘능력이 되면 소유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보였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에서인지 관련 설문 응답자 약 89%는 직·간접적으로 택시·차량 호출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이들은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때 ‘빠른 배차’(54.1%)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고 ‘안전’(37.0%), ‘애플리케이션 편의성’(34.3%), ‘가격’(32.9%) 등의 요소를 중점적으로 고려했다.
이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카카오 택시, T맵 택시, 타다, 풀러스 등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각각 55.2%, 47.5%, 56.3%, 35.0%로 집계됐다. 배차, 가격, 서비스지역 제한 등의 이유로 신규플랫폼과 서비스개선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승객의 이동수단 필요성을 이용해 폭리를 취한다고 지적했다. 단편적으로 웨이고 블루의 경우 단속대상이자 위법인 ‘승차거부’가 없다는 이유로 6800원(택시기본료+수수료)의 요금을 받는다.
카풀 이용자 모임 ‘카풀러’를 운영 중인 김길래 대표는 “최근 이동수단이 다양화된 것은 소비자의 선택폭이 넓어졌다는 의미에서 환영할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타다나 웨이고 블루의 경우 택시요금보다 비싸 합리적 요금체계로 보긴 어렵다. 요금이 올라야만 서비스가 좋아진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86호(2019년 4월2~8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