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머니S DB |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하나투어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지난 4월17일 이중장부를 관리하며 실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약 1000억대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앞서 한 매체는 하나투어가 ▲현지여행사에 대한 세금 계산서 미처리 및 이중장부 등 회계 조작 ▲경영 악화로 인한인수합병 ▲비자신청센터를 통한 사익 추구 등 3가지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나투어가 현지여행사에 실제 발생한 지상비(행사비)보다 적은 금액으로 청구서를 작성하게 한 다음 그 차액을 미수금으로 달아두게 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은 상장폐지 사유가 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시장에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하나투어 주가는 급락했다. 4월16일 7만5000원으로 마감한 하나투어 주가는 다음날인 4월17일 9.87%(7400원) 급락하며 6만7600원으로 장을 끝냈다. 이후 주가는 4월22일 종가기준 6만5900원까지 내려앉았다. 일주일새 금액상으로 약 1055억원의 시총이 증발한 것이다.
하나투어는 지난해 매출 8283억원(전년대비 3% 증가)과 당기순이익 106억원(전년대비 18.1% 감소)을 기록하면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액 기준으로 살펴보면 하나투어는 한달에 690억원 꼴로 여행상품을 판매한 셈이다.
반면 경쟁사인 모두투어와 노랑풍선의 실적은 더 악화됐다. 지난해 모두투어 매출은 3649억원으로 전년대비 1.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51.1% 감소한 122억원으로 집계됐다. 노랑풍선의 지난해 매출액은 1082억원으로 29.2% 늘었으나 당기순이익은 45억원으로 57.1% 감소했다.
◆하나투어 "사실 아니다" … 상폐 가능성은?
하나투어 측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해명자료를 통해 "현지여행사가 인보이스로 지상비를 청구하면 해당금액을 지정 외국환 은행을 통해 전신환으로 송금하는 구조"라며 "모두 은행 거래 기록에 남아 회계 조작이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또 이중장부 의혹과 관련해서는 "상장여행사로 20년간 외부회계감사를 통해 적정의견을 받고 있다"며 "당사의 내부 전산자료상 정산내역과 실제 송금한 금액은 일치하며 전산감사도 진행되므로 이중장부를 통해 미수와 과수를 따로 관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분식회계 의혹이 사실일 경우 상장폐지까지 이어지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지만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도 상장폐지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행 코스피 상장 규정에는 회계처리 위반 금액이 자기자본의 2.5%를 초과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또 심사기간에 해당 종목은 거래 정지가 된다.
한국거래소가 2009년에 도입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분식회계를 비롯해 횡령·배임 등 각종 위법 행위에 연루된 종목의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다. 만약 거래소가 하나투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려면 검찰 고발 등이 먼저 나와야 한다.
이후 거래소는 15일 이내에 기업심사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또는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한다. 만약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르면 영업일 기준 최대 35일 동안 심사가 이뤄지고 거래 정지 기간 역시 그만큼 연장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삼성바이오로직스, 동양, 대한전선, 대우조선해양, 한국항공우주 등이 회계 문제로 경영진이 구속되거나 주식 거래가 정지됐지만 상장폐지까지 나오지는 않았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의혹이 실제 회계분식으로 판결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분석과 함께 매수의 기회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정산 기간과 지급 시점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인식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이다.
◆'분식회계 의혹' 하나투어, 오히려 투자기회?
하나투어의 분식회계 의혹이 불거진 다음날인 지난 4월18일 삼성증권은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8만원을 유지했다. 이는 하나투어가 현지 협력사에 비용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미지급한 금액에 대해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당분간 주가 조정이 오히려 기회라는 분석에서다.
박은경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미지급금을 계상하지 않은 상태로 매출을 과도하게 인식할 경우 재무적으로 회사에 미칠 영향이 긍정적이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이번 의혹이 회계분식으로 판결이 날 가능성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하나투어 측이 회계분식과 무관하게 기업 인수합병설이나 직원 급여에 대한 미지급 건 등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에 대해서 강경대응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당분간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잡음으로 발생되는 주가 조정을 거래 기회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0호(2019년 4월30일~5월6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