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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
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톡신’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성과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대웅제약의 보톡스 ‘나보타’가 미국‧유럽시장의 포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메디톡스의 ‘메디톡신’은 중남미시장을, 휴젤의 ‘보툴렉스’는 중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국내사의 잇단 해외진출은 경제영토를 넓혀 수출전선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미용성형분야에서 시술건수 1위인 보톡스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보톡스가 미용성형뿐 아니라 과민성방광‧탈모‧만성두통 등 800여가지 질환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면서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글로벌 보톡스시장(미용·성형·치료) 규모는 지난해 48억달러(약 5조5704억원)에서 2024년 70억달러(약 8조1235억원)로 연평균 약 8% 고성장이 예측된다. ‘수익원과 적응증’을 먼저, 많이 확보하는 업체가 보톡스시장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국내사들은 저마다의 전략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 나보타 /사진제공=대웅제약 |
미국‧유럽 시장을 차세대먹거리 시장으로 겨냥하고 있는 대웅제약의 최근 행보는 ‘속도전’을 방불케 한다. 대웅제약은 지난달 유럽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나보타’의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해 허가승인 ‘권고’ 의견을 받았다. 이는 대웅제약이 앞서 2월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미간주름 적응증에 대한 판매허가를 획득한 후 2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선진시장인 미국‧유럽시장에서 나보타를 눈여겨보고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미국‧유럽은 글로벌 보톡스시장의 70~75%를 차지하지만 까다로운 기준과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그동안 ‘그림의 떡’이었다. 지난해 5월부터 미국, 유럽의 나보타 공장이 우수제품관리기준(cGMP‧GMP) 승인을 획득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웅제약은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Evolus)와 5년 동안 3000억원대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5년 내에 미국시장 점유율 30%를 목표로 글로벌 1위 미국제약사 ‘앨러간’과 본격 경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골드만삭스가 나보타의 미국 발매 첫해 점유율을 16%로, 4년 차엔 26%로 전망했다”며 “오는 7월에는 유럽집행위원회로부터 나보타의 판매허가에 대한 최종 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보툴렉스 /사진제공=휴젤 |
◆메디톡스, ‘치료제’ 인식 강화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톡스 ‘메디톡신’을 미용성형 의약품에서 치료제로 ‘변신’시키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치료제용 적응증을 많이 확보할수록 품질이 ‘보장’된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품질 신뢰도를 무기로 해외 진출을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메디톡스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과민성방광 환자를 대상으로 메디톡신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3상을 허가받았다. 이외에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각턱(양성교근비대), 만성두통, 중증도 이상 눈가주름(외안각) 개선, 목근육(경부근)긴장이상 등에 대한 임상도 진행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올해 중남미와 중국시장에서 판매 시작으로 향후 미국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국내제약사가 다국적 제약사보다 미용성형에만 치중해왔다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적응증 획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다양한 적응증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국에서 시작한 액상형 보톡스 ‘이노톡스’의 임상3상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 메디톡신 /사진제공=메디톡스 |
◆휴젤, ‘중화권’ 뷰티시장 목표
휴젤은 국내 최초로 중국 본토와 대만에 동시 진출하는 ‘투트랙’(Two Track) 전략으로 중화권 보톡스시장을 공략한다. 중국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화장품 ‘웰라쥬’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메디톡스가 휴젤보다 먼저 중국시장 진출에 나섰지만 두 회사의 ‘중국시장 전략’은 다르다. 메디톡스는 기존 미용성형에 치료제 이미지를 더하는 전략을 펼쳤고 휴젤은 미용성형으로 역량을 집중했다.
휴젤의 중화권 진출 시기는 내년 1분기로 예상되며 ‘현지 마케팅’에 대한 자신감을 내치치고 있다. 휴젤의 2017년 전체 매출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4%를 차지할 만큼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앞서 진출한 ‘웰라쥬’로 쌓은 인지도와 제품력을 바탕으로 ‘뷰티전문기업’ 이미지를 강화하겠단 목표다.
휴젤 관계자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화장품 웰라쥬의 인지도를 밑천 삼아 중화권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내겠다”며 “‘H.E.L.F’ 학술포럼 및 국내외 의료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현지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제약업체가 글로벌 보톡스시장을 공략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국내사의 ‘글로벌 제약사’ 도약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산 보톡스가 품질 및 가격에서도 국제 경쟁력을 인정받는 만큼, 이번 판매승인은 국내사의 위상을 높인 쾌거이자 ‘K-바이오 열풍’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연간 1000억원 수준에서 정체된 국내시장에 안주해서는 향후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며 “지금은 안정보다 ‘개척’으로 글로벌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국내사의 행보에 업계의 시선이 꽂히고 있다”고 말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1호(2019년 5월7일~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