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이랜드리테일에 이어 바디프랜드까지 코스피 상장이 무산됐다. 유가증권시장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철회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공모시장이 지난해처럼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24일 바디프랜드에 상장 예비심사 결과 '심사 미승인'으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이튿날 바디프랜드는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바디프랜드 본사. /사진=머니투데이 DB
바디프랜드 본사. /사진=머니투데이 DB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회사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지배구조 개선과 체질개선 등 필요한 조치들을 해나갈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 리츠는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를 끌어내지 못하며 공모를 철회했다. 이랜드리테일 역시 시장 불확실성을 이유로 심사를 철회했다. 올 초에는 IPO시장 최대어로 주목받은 현대오일뱅크가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일부 지분 매각으로 상장 작업을 중단했다.


이랜드리테일 본사. /사진=뉴시스 DB
이랜드리테일 본사. /사진=뉴시스 DB

결국 올해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은 드림텍과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뿐이었다. 이처럼 유가증권시장 IPO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유가증권시장본부의 올해 상장 목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공모시장이 최악의 침체를 겪으면서 올해 투자자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잇따른 대어급 상장의 무산 소식은 코스피 공모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IPO 공모금액은 2조6000억원으로 2017년 7조8000억원보다 66.7% 급감했다. 이는 대형 IPO의 부재에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지난해 상장에 성공한 기업 중 대부분인 87.0%(67곳)는 IPO 규모가 500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최대 공모 규모도 애경산업의 1979억원 수준이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 IPO시장의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가 지난 1월 상장이 무기한 연기된 상황에서 또 다른 대어인 바디프랜드까지 무산돼 공모시장 전체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대형 기업들의 상장이 지연되며 올해 IPO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연초에 연기 혹은 취소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기대감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코스피 겨우 2곳?… 공모시장 활기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마니커에프엔지와 케이엔제이는 전날 코스닥시장본부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두 회사를 포함해 올해 1부터 4월까지 코스닥에 도전장을 내민 기업은 29곳(스팩기업 제외)이다.


이에 반해 4월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한 회사는 GS그룹 계열 부동산 임대회사인 자이에스앤디와 포스코케미칼 등 2곳에 불과했다.

대어 씨 마른 'IPO 어장'… 낚시꾼 다 떠날라

1~4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회사는 현대오토에버, 드림텍, 더블유게임즈, 우리금융지주 등 4곳이다. 총 공모 규모는 2275억원이다. 이 가운데 더블유게임즈는 이전상장이고 우리금융지주는 우리은행 주식이 지주사로 전환된 사례다. 결과적으로 현대오토에버와 드림텍 등 2곳만 코스피에 입성한 셈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거래소 입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모시장이 침체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다”며 “다만 대형 IPO가 연이어 무산되면서 올해 공모시장은 침체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아직 1분기가 지난 상황이고 코스닥을 중심으로 다시 공모시장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면서 “지난해 IPO를 진행하려던 기업들의 재도전이 5~6월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새내기 상장사 분위기 반전 주도

올해 공모시장 부진이 우려되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상장한 새내기 주식이 공모가 대비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은 침체된 분위기를 상쇄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투자금이 몰리면서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는 것은 물론이고 공모가를 산정할 때도 희망 공모가밴드 상단에서 결정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지난 3월에 상장한 현대오토에버는 공모가를 4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현대오토에버와 주관사 NH투자증권은 희망밴드를 4만~4만4000원으로 제시했다.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가 가운데 90%가량이 4만4000원을 초과하더라도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면서 희망밴드를 넘어선 공모가를 기록했다.

현대오토에버와 같은달 수요예측을 진행한 아모그린텍은 희망밴드 상단인 9900원으로 공모가를 정했다. 코넥스시장에서 코스닥시장으로 이전하는 지노믹트리 공모가도 희망밴드 상단을 돌파했다.

IPO에 나선 기업의 공모 물량을 받기 위해 기관이 수요예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 열기도 뜨겁다.

이를 두고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시장이 위축됐다는 평이 나오지만 반대로 공모주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 제591호(2019년 5월7~13일)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