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스1 |
이로써 한진그룹 내부갈등설은 봉합되는 양상이지만 조 회장이 안정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기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먼저 내부갈등설을 완전히 종식해야 한다. 한진그룹이 내부적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속사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1일에서 9일로 미룬 대기업집단 지정 발표를 15일로 또 한 차례 연기하면서 드러났다.
공정위가 “한진 측은 기존 동일인(총수)인 조양호 회장의 작고 후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하고 있다고 소명했다”며 발표 연기 이유를 설명한 것.
당초 재계는 조원태 회장이 부친의 장례 8일 만인 지난달 24일 지주회사인 한진칼 회장에 오르자 조원태 회장 중심의 후계구도 정립 방향이 정해진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의견합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조양호 전 회장의 두 딸인 조현아, 조현민씨 등과 경영권 분쟁설이 불거졌다.
이날 조 회장이 공식적으로 총수자격을 인정받으며 문제는 일단락 됐지만 조 회장은 앞으로 지분을 확보해 안정적인 경영권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됐다.
한진그룹은 지주회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이며 현재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의 지분은 2.34%로 조현아(2.31%), 조현민(2.30%)씨 등과 별 차이가 없다.
부친의 한진칼 지분(17.84%)을 상속받아야 하는데 2000억원가량으로 추정되는 상속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이 한진칼 외에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매각하거나 주식담보 대출을 받는 방법 등을 통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다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다. 고 조양호 전 회장이 상속과 관련해 유언을 남기지 않았다면 상속법에 따라 이명희 여사와 세 남매는 3:2:2:2 비율로 지분을 물려받는다.
따라서 이 여사와 조현아·조현민 자매가 조 회장의 지분 확보에 힘을 보태지 않을 경우 안정적인 경영권 마련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조현아·조현민 자매가 계열분리를 요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펀드 KCGI를 상대로 한 경영권 방어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KCGI는 올해 주총에서 석태수 대표의 재선임 반대와 사외이사 추천 등 주주안건을 제안하며 주주권을 적극 행사하려다 실패했다.
그런데 최근들어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며 세를 불리고 있다. 현재 KCGI의 산하 투자목적 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율은 14.98%이며 앞으로 추가매입이 예상된다.
이미 지난 주총에서 한진과 대립했던 전적이 있는 만큼 앞으로 한진칼에 대해 또다시 경영권 참여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 3월 열릴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직 연임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이 부친의 지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해야 할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내부갈등성을 잠재우고 외부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려면 결국 지분확보가 관건”이라며 “최대한 많은 지분을 확보해야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