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영롱한 빗깔의 고려청자와 세계 최초 금속활자로 인쇄한 '고금상정예문', 목판 팔만대장경, 세계 언어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한 '훈민정음 해례본' 등은 우리의 존재감을 과시하기에 충분한 역사의 자산이다.
하지만 현재 한국사 연구 현실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일제 강점기 때 왜곡되어 잘못된 ‘식민사학’이 여전히 판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우리의 가슴과 머리에 키우고 있는 두 마리의 못된 개 (犬, 견)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인 偏見(편견)과 미리 넘겨짚는 先入見(선입견)이 올바른 우리 역사의 연구와 이해를 가로 막고 있다.
책 '패치워크 인문학, 역사 우울증을 뛰어넘다'는 ‘30-50클럽’에 7번째로 진입한 당당한 선진국으로서 21세기를 이끌려면 중국 중원 세력과 맞장 뜨며 고유선진문화를 발달시켜온 ‘성공한 역사’를 발굴해 ‘역사자긍심’을 키워야 가능하다는 믿음 아래 쓰여졌다.
저자는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이 무엇이며, 반드시 고쳐야 할 잘못된 것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따져보자며 지금까지 나온 ‘문명융합론’ 및 ‘문명갈등론’과 거리를 두고 ‘패치워크 문명론’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패치워크 문명론은 ▲확실한 자신의 독특하고 뛰어난 문명을 토대로 한다는 정체성과 ▲앞선 외국 문명의 장점을 적극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개방성, 그리고 ▲이런 정체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한 단계 앞선 문명을 만들어 내는 창조성을 바탕으로 한다.
이는 정체성과 개방성 및 창조성으로 어설픈 절충물이 아니라 자기 통일성을 가진 튼튼한 자기완결적 결과물을 만든다는 점에서 융합론 및 갈등론과 다르다. 김치가 대표적인 예다. 이전부터 내려오던 딤채, 백김치에 17~18세기경 멕시코 원산의 고추가 유입되면서 딤채와 고추가 버무려져 ‘김치 패치워크’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패치워크 과정을 통해 아이디어를 모은다면 그리고 일자리 창출, 새 성장 동력 만들기, 교육. 사법. 언론 개혁, 사회갈등 완화, 남북통일 등 해결하기 쉽지 않은 난제 역시 불가능하지 않다며 함께 생각의 터전을 모을 것을 제안하고 있다.
▲패치워크 인문학, 역사 우울증을 뛰어넘다 / 홍찬선 지음 / 넥센미디어 펴냄 / 2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