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시즌을 앞두고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사진=로이터
2019-2020시즌을 앞두고 좋은 몸놀림을 보여주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 /사진=로이터

토트넘 홋스퍼 소속 손흥민은 입단 후 네 시즌 동안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적응이 필요했던 첫 시즌을 보낸 이후 2016-2017시즌부터 3시즌 연속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여기에 범위를 전체 대회로 확장하면 2시즌 연속 20골 고지에 오른 손흥민이다.
지난 시즌에는 토트넘과 함께 최고의 무대에 오르는 영광을 안았다. 구단 창단 이래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오른 토트넘은 리버풀에게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으나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특히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양봉업자’라는 별명에 걸맞게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8강 맞수인 ‘잉글랜드 최강’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를 상대로는 1, 2차전에서 총 3골을 넣으며 팀의 극적인 4강 진출을 견인했다.


시즌 중반에는 팀 내 ‘에이스’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주축 선수인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힘든 일정을 보낸 토트넘은 아시안컵에서 복귀한 손흥민이 4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리그 3연승과 함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4위에 오른 토트넘(승점 71점)이 5위 아스날(승점 70점)을 단 1점차로 제치고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것을 감안한다면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승골과 쐐기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매우 순도 높은 활약을 펼쳤다.

2018-2019시즌 동안 총 48경기에 나서 20골과 10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100년이 넘는 토트넘의 역사에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지난 4월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EPL 32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10분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올린 손흥민은 신구장에서 토트넘이 기록한 첫 골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성공적인 시기를 뒤로 한 채 토트넘과 손흥민은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토트넘과 함께 프리시즌 일정을 치르고 있는 손흥민은 두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새 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지난 시즌 토트넘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기를 보냈던 손흥민. /사진=로이터
지난 시즌 토트넘과 함께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기를 보냈던 손흥민. /사진=로이터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2019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유벤투스전에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전 동안 상대방의 진영을 수시로 위협했다. 전반 4분 특유의 개인기 이후 때린 날카로운 왼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전반 8분에도 빠른 문전 침투와 트래핑 이후 반 박자 빠른 슈팅을 날리며 기회를 엿봤다.
특히 이날 ‘신예“ 트로이 패럿과 호흡을 맞춘 손흥민은 좋은 플레이를 연출했다. 전반 30분 패럿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전방까지 드리블을 가져간 이후 빈 공간을 파고드는 패럿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건넸고, 패럿의 슈팅을 잔루이지 부폰이 막아냈으나 흘러나온 볼을 에릭 라멜라가 밀어 넣으면서 토트넘이 첫 골을 기록했다. 동료들을 활용하는 패럿의 움직임과 이를 잘 활용한 손흥민의 노련함이 돋보였다.

지난 2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전에서도 손흥민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전반 동안 맨유의 측면 공격에 어려움을 겪은 토트넘이 0-1로 끌려간 가운데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된 손흥민은 루카스 모우라와 함께 특유의 속도로 맨유를 위협했다.

후반 5분 절묘한 라인 브레이킹 이후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세르히오 로메로가 앞으로 나온 것을 보고 재치 있는 로빙슛을 날렸으나 볼이 약간 높게 향했다. 후반 8분에도 롱패스를 받은 후 에릭 바이를 앞에 두고 완벽한 슈팅 찬스를 만든 손흥민은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오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손흥민의 슈팅 페이크에 완벽하게 속은 바이는 불의의 무릎 부상을 당하면서 그라운드를 떠나기도 했다.

손흥민의 중심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린 토트넘은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후반 20분 혼전 상황에서 손흥민의 헤딩 패스를 받은 모우라가 깔끔한 터치 이후 타이밍을 뺏는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이날 경기는 후반 35분 앙헬 고메즈의 결승골에 힘입어 맨유가 2-1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후반전 동안 팀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존재감을 보였다. 영국 매체 ‘BBC’는 “대륙의 영웅 손흥민”이라는 멘트와 함께 “토트넘 선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실망시키지 않았다”며 그의 활약상을 높게 평가했다.

앞으로 토트넘은 오는 31일 독일 뮌헨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019 아우디컵 경기를 치르며 다음달 4일 인터 밀란과 ICC 경기를 끝으로 프리시즌 일정을 마칠 예정이다. 다음달 10일부터는 리버풀과 노리치 시티전을 시작으로 EPL의 새로운 시즌이 시작된다.

다만, 지난 시즌 본머스와의 리그 37라운드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2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손흥민은 이르면 다음달 26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2019-2020시즌 첫 경기에 나선다. 프리시즌 2경기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긴 만큼 새로운 시즌에 나설 그의 멋진 활약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지난 24일 맨유전을 앞두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기자회견에 나선 손흥민은 현재가 본인의 전성기냐는 질문에 “나는 지금 27세이지만 여전히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젊은 나잇대다. 우리는 여전히 배가 고프고 더 나아지길 원한다. 선수로서 가장 중요한 점이기도 하다”며 더욱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다만 손흥민이 더욱 나아진 모습과 기록을 남기려면 그동안 단점으로 지목된 기복을 어느 정도 줄여야 한다. 지난해 11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리그컵 경기에서 멀티골을 넣기 전까지 침묵했던 손흥민은 지난 2월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이후 다시 6경기 동안 득점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엄청난 강행군으로 피로가 누적되는 어려움도 있었다.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이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시즌 중반 아시안컵 일정까지 치렀다. 이런 와중에도 EPL에서만 34경기를 소화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 EPL ‘TOP6’ 소속 공격수 중 두 번째로 많은 활동량(90분당 평균 9.88㎞)을 가져가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흥민은 지난해와 달리 카타르 월드컵 지역예선을 제외하고는 국제대회 일정을 병행하지 않는다. 여기에 EPL이 내년 2월 휴식기를 도입하는 만큼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전한다. /사진=로이터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손흥민은 이번 시즌에도 우승이라는 목표에 도전한다. /사진=로이터

‘배고픈’ 손흥민은 소속팀과 함께 다시 한번 우승을 위한 도전에 나선다. EPL의 상위권 팀으로 자리잡은 토트넘은 2016-2017시즌 리그에서는 첼시에게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으며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리버풀에 패하며 우승 목전에서 좌절했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승점 90점을 돌파한 맨시티와 리버풀이 여전히 강력한 전력을 자랑하고 있다. 유럽 무대에서도 FC 바르셀로나, 유벤투스 등 여전히 수많은 강팀이 유럽 대항전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토트넘은 포체티노 감독의 지휘 하에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숱한 강호들을 물리치고 결승 무대로 향했던 만큼 반전을 만들어낼 저력을 지닌 팀이다.

이제는 토트넘의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한 손흥민 역시 프리시즌 동안 몸 상태를 끌어 올리면서 생애 첫 유럽 대회 우승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