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종합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서울 시내의 한 종합병원에서 보호자들이 진료비 수납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케어' 시행이 실손보험 손해율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업계에 따르며 대형 손보사 5곳의 올 상반기 누계 실손보험 평균 손해율은 원수보험료 기준 123.1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 실손보험 손해율 115.88%에 비해 1년새 약 10%p(포인트) 늘어났다.

실손보험 계약건수는 정체인 상황에서 의료비 증가로 보험금이 늘어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연구원의 '총의료비 관리 차원에서 본 실손보험금 증가 현상'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보험금 지급 등으로 인한 실손보험 손해액은 8조7300억원으로 전년(7조5500억원)대비 15.7% 증가했다. 손해액 증가 추세는 최근 더 빨라지면서 올해 1분기(2조6000억원)는 전년 같은 기간(2조1900억원) 보다 19.0% 증가했다.

실손보험은 판매시점에 따라 3종류로 나뉜다. ▲2009년 9월 이전 판매된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 ▲2009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표준화 이후 실손보험’ ▲2017년 4월부터 판매된 신 실손보험(일명 ‘착한 실손보험’)이다. 다른 보험과 달리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은 자기부담금이 거의 없다. 가입자가 지출한 의료비 대부분을 환급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표준화 이전 실손보험 계약 수는 1000만건에 달한다. 그만큼 손해율도 크다.

특히 최근 몇 년 새 도수치료나 추나요법, 백내장 수술 등 일부 과잉진료가 늘어나면서 보험금이 폭등했다. 백내장의 경우 수술비는 실손보험 처리가 안 되지만 진단비가 실손 처리된다는 점을 노린 보험사기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모든 보험사에 노인성백내장과 기타백내장 수술에 대한 실손의료보험 보험금 청구내역을 요청해 전수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문케어 이후 의료비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문재인 케어는 비급여 진료를 급여로 포함해 보장성을 강화하는 정책이다.

기존 비급여 진료가 급여로 전환돼 가격 통제를 받자 비급여 진료가 비싼 값에 과잉으로 이뤄지거나 새로운 비급여 진료 항목이 만들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비급여 항목이 급여로 편입되면서 의료비 지출이 많아져 본인부담금을 지원하는 것도 손해액 상승에 한몫했다.

이태열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예비급여를 확대하되 나머지 비급여의료비를 관리하기 위한 공·사 간 협력체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비급여 의료비의 적정성 관리를 위해 제기됐던 비급여 의료비 표준화, 전문 심사 기관에 의한 비급여의료비 적정성 심사 등 대안들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