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상류층 자제들의 일탈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전 국회의원 자제의 변종 마약 밀반입 시도인데요.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의 딸인 홍모씨(만 18세)는 지난달 27일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공항에서 적발됐습니다. 공항 입국심사 중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변종 마약을 여행용 가방에 숨겨들여오려던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인천공항세관은 마약 밀반입 사실을 적발한 뒤 곧바로 홍씨의 신병을 검찰에 인계했고, 검찰은 같은 날 홍씨를 긴급체포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달 30일 홍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는데요. 이로써 홍씨는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홍씨의 긴급체포가 구속까지 이어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이버 법률이 알아봤습니다.

홍정욱/사진=뉴스1
홍정욱/사진=뉴스1

◆‘체포’와 ‘구속’의 차이

‘체포’는 피의자를 짧은 시간 동안 수사관서 등의 일정한 장소에 인치하는 제도입니다. 검찰은 피의자를 체포한 때로부터 48시간 이내에 관할지방법원판사에게 체포된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데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거나 발부받지 못한 때는 피의자를 즉시 석방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00조의4)

이러한 '체포’는 2~3일 동안 피의자의 신병을 긴급하게 확보하기 위한 제도입니다. 검찰은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피의자를 구속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 동안 피의자를 체포해 일정한 장소에 인치할 수 있습니다.

반면 ‘구속’은 피의자를 긴 시간 동안 구치소 등의 장소에 구금하는 제도입니다.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법원의 영장실짐심사, 구속영장의 발부절차를 거쳐야 하는데요. (형소법 제201조, 제201조의2) ‘구속’ 기간은 수사단계에서 최장 30일, 재판단계에서 최장 1년 6개월입니다.

따라서 정해진 ‘구속’ 절차를 거친다면 이미 체포된 피의자와 체포되지 않은 피의자를 모두 구속할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 긴급체포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홍씨는 올해 만 18세로 이른바 '범죄소년'에 해당합니다. 쉽게 말해 일반 형법이 아닌 소년법이 적용되는 미성년자인데요. 홍씨가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인 점을 고려하면 긴급체포는 다소 이례적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체포는 ▲검사가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은 후 체포를 진행하는 ‘영장에 의한 체포’ ▲영장을 발부받기에 시간이 촉박하고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우려가 있을 때 영장 없이 체포하는 ‘긴급체포’ ▲현행범이나 현행범으로 보이는 사람에 대하여 영장 없이 체포하는 ‘현행범체포’로 분류되는데요.

이 중 홍씨에게 적용한 긴급체포는 법원의 영장 없이 피의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요건이 비교적 까다롭습니다.

형사소송법은 ▲사형·무기·장기 3년 이상의 징역·금고에 해당하는 혐의를 의심할만한 상당한 이유의 존재 ▲증거를 인멸할 우려 또는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를 긴급체포의 요건으로 명시하고 있는데요. (형소법 제200조의3)

홍씨는 변종 마약을 소지·운반한 혐의로 입건됐으므로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은 아울러 홍씨가 미성년자임에도 불구하고 증거인멸 또는 도주의 우려가 있다고 인정한 거죠.

지난달 인천공항에서 마약을 밀반입하다가 적발된 CJ그룹 장남 이선호씨(29)를 긴급체포하지 않은 것과는 상반되는 조치입니다.

◆긴급체포된 자가 구속되지 않은 것도 이례적

법원은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 또는 도망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존재할 때 구속영장을 발부합니다. (형소법 제201조)

사실상 구속의 요건과 긴급체포의 요건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긴급체포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대부분 인용합니다. '긴급체포=구속'으로 여겨지는 것도 이 때문이죠.
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법원은 30일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본 검찰과는 정반대 판단인데요.

법원은 구속영장 청구 기각에 대해 “홍양의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없고 초범이며 소년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변종마약 들여오다 걸린 홍정욱 딸… 미성년자인데도 왜 긴급체포 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