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다은씨. /사진=정다은 인스타그램 캡처 |
예능프로그램 '얼짱시대' 출신 정다은씨가 남성호르몬을 맞은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정씨는 과거 동성 연인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은 마음에 호르몬 주사를 두 번 맞았다고 고백했는데요. 정씨 말처럼 남성호르몬을 맞아 외양이 남성으로 변한다면 주민등록번호도 바꿀 수 있을까요? 네이버 법률이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법적으로 '남성' 인정받으려면
남성호르몬을 맞거나 수술을 통해 외양이 변했다고 해서 바로 법적으로 남성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비로소 법적으로 남성이 될 수 있는데요.
법적으로 성별을 바꾸려면 법원에 성별정정허가를 신청해야 합니다. 성별 정정 신청사건이 증가한 데 따따라 지난 2006년 대법원은 '성별 정정 요건과 절차가 담긴 예규'(성전환자의 성별 정정 허가 신청 사건 등 사무처리지침)를 마련했습니다. 예규는 강제력은 없지만 법원의 판단 기준이 되고 있는데요.
예규는 성별 정정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2명 이상의 정신과 전문의가 발급한 성 전환증 진단서 △성 전환 수술을 받아 성기 부분 겉모습이 바뀌었음을 확인하는 수술 의사 소견서 △부모 동의서 등 여섯가지 서류를 구비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이 조건을 충족시켜야만 성별 정정이 가능하다는 의미인데요.
해당 서류들을 갖추면 가족관계등록부에 적힌 성별을 바꿔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낼 수 있습니다. 이후 개별 심문이 진행되는데요. 규칙 제5조에 따르면 판사는 신청인을 직접 심문해야 하며 심문은 원칙적으로 비공개입니다. 가족 등 판사가 허락하는 사람만 심문을 방청할 수 있습니다.
심문이 시작되면 신청인은 △성적 정체성 혼란으로 고통을 받았다는 점 △정신과, 호르몬 요법 치료를 받았음에도 성 전환을 희망해 수술을 받았다는 점 △다시 원래 성별로 돌아갈 가능성이 없거나 극히 희박하다는 점 등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모든 절차를 거쳐야 법적으로 성별을 바꿀 수 있습니다.
◆성전환자도 군대 갈까?
정씨가 주민등록번호 정정을 시도했었다는 얘기에 일부 누리꾼들은 성전환자도 징집대상이 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드러내기도 했는데요.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정씨는 성 전환 수술을 받지 않았고, 여전히 여성으로 남아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징병 대상자가 아닙니다. 만약 정씨가 성전환수술을 받고 법적으로 성별 변경까지 마쳤다면 군대를 가야 할까요?
성전환자의 징집 여부는 병역법 시행령 제136조 제1항 제2호 아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 조문에 따르면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별을 바꾼 사람은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됩니다.
전시근로역은 현역으로 복무할 수 없고, 말 그대로 전시에만 근로자로 징집되는 것을 말합니다. 법적으로 성별까지 완전히 바꿨어도 일반 남성과 같이 군복을 입지는 않는다는 말입니다.
◆'동성 혼인' 국내선 인정 안돼
정씨는 동성 연인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서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동성 연인과 혼인신고가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동성 연인과 혼인신고를 하려다 거절당한 사례도 있습니다.
동성커플인 영화감독 김조광수씨와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의 얘기인데요. 이들은 2005년 교제를 시작해 2013년 결혼식을 올리고 서울 서대문구청에 혼인신고를 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구청은 동성간 결혼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혼인신고를 수리하지 않았습니다.
김조광수 커플은 이에 불복해 서울서부지법에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습니다. 법원은 당시 소송을 '각하'했는데요. 각하란 사건이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해 본안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현행법상 '동성 연인의 혼인신고'라는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에 법적인 판단의 될 수조차 없다는 의미입니다.
사건을 맡았던 이태종 당시 서울서부지법원장은 "동성간 결합을 혼인으로 인정하는 문제는 일반 국민의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수렴, 신중한 토론과 심사숙고의 과정을 거쳐 국회의 입법을 통해 결정할 문제이지 사법부의 새로운 해석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조광수 커플은 이 판단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동성 커플의 혼인신고는 여전히 국내 법의 테두리 밖에 남겨져 있는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