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형이 살해당한 열다섯 살, 윌. 너무나 슬펐기에 자기 감정을 설명할 수 없었지만, 무엇을 해야하는지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 동네를 지배하는 세 가지의 규칙을 익히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하나의 총이 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식탁에 앉아 울다 잠든 엄마가 깨지 않게, 조심조심 허리춤에 권총을 꽂아 넣은 소년은 비장한 마음으로 현관문을 나선다. 그의 집은 8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60초다. 그가 살인자가 되는데 짦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엘리베이터는 층마다 멈추고, 낯설고도 익숙한 인물들이 올라탄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윌이 알아야 할 이야기의 한 조각씩만을 쥐고 있다.

책 '롱 웨이 다운'은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소년의 독백이 강력한 펀치가 되어 우리 안에 있던 모순과 불쾌함을 때려 눕힌다. 이를 통해 우리를 지배하던 것들이 민낯을 드러내고 힘을 잃게 만든다.
저자는 이 책에 자신의 10대 시절을 그대로 녹여냈다고 말한 바 있다. 친구의 죽음을 경험했고 복수를 다짐했지만 주저앉고만 사연. 그리고 이를 통해 폭력의 대물림을 어떻게 끝낼 수 있는 지에 대한 시사점을 전한다.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