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앉아 울다 잠든 엄마가 깨지 않게, 조심조심 허리춤에 권총을 꽂아 넣은 소년은 비장한 마음으로 현관문을 나선다. 그의 집은 8층,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60초다. 그가 살인자가 되는데 짦은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무슨 일인지 엘리베이터는 층마다 멈추고, 낯설고도 익숙한 인물들이 올라탄다. 공교롭게도 그들은 윌이 알아야 할 이야기의 한 조각씩만을 쥐고 있다.
책 '롱 웨이 다운'은 짧은 시간 동안 좁은 엘리베이터에서 일어나는 일을 통해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소년의 독백이 강력한 펀치가 되어 우리 안에 있던 모순과 불쾌함을 때려 눕힌다. 이를 통해 우리를 지배하던 것들이 민낯을 드러내고 힘을 잃게 만든다.
저자는 이 책에 자신의 10대 시절을 그대로 녹여냈다고 말한 바 있다. 친구의 죽음을 경험했고 복수를 다짐했지만 주저앉고만 사연. 그리고 이를 통해 폭력의 대물림을 어떻게 끝낼 수 있는 지에 대한 시사점을 전한다.
▲제이슨 레이놀즈 지음 / 황석희 옮김 / 밝은세상 /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