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에서 신병에게 잠자리를 산 채로 먹이거나 상습적인 폭언을 가하는 가혹행위가 지속돼 피해자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21일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 건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에도 해병대의 엽기 행각이 이어졌다"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해병1사단 부대에 전입한 피해 제보자는 전입 3일째에 선임에게 "너 같은 XX만 보면 화가 난다" "내 밑에 들어왔으면 패서 의가사(의병전역)를 시켜줬을 텐데"라며 폭력적인 언사를 가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외모를 지적하면서 "이렇게 말라비틀어져서 여성과 성관계는 할 수 있느냐" "성관계를 하다 쓰러져서 응급실에 가는 것 아니냐"며 성희롱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가해자는 또 피해자에게 살아 있는 잠자리를 내밀면서 "먹을 수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피해자가 선임의 위계 때문에 별 수 없이 먹을 수 있다고 답하자, 가해자는 "못 먹으면 죽는다"며 입을 벌리라고 강요한 뒤 잠자리를 밀어넣었다.
센터는 "피해자는 사건 이후 수치심, 모멸감, 분노로 인해 공황발작·중증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반복되는 극단적 선택 시도로 군생활을 이어나갈 수 없게 됐다"며 "폐쇄병동에 입원한 후 재차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나서야 센터에 상담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 사실을 쉽게 알릴 수 없는 분위기를 언급하면서 "동료·선임 해병 등 중대원들이 피해자의 근처에 있었지만 가해자를 제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피해자는 '선임을 찌르면 안 된다'는 해병대의 악습, 신고 이후 예상되는 2차 가해 등이 두려워 신고를 주저해왔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센터는 피해자를 도와 이 사건 가해자에 대한 고소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이에 대해 해병대 관계자는 "센터 측 주장 내용은 이미 수사 중이며, 법과 절차에 따라 철저히 조치할 예정"이라며 "해병대 전 부대는 사건·사고 예방을 위한 특단의 기간을 설정하고, 가혹행위·병영 악습·성군기 위반 등 부대 관리 전반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