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명동본점 12층 단체데스크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을 응대하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면세점 제공

[주말리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면세업계에 긴장감이 맴돈다. 얼마 전까지 ‘한한령’ 해제 기대감으로 들떴던 분위기가 확 가라앉은 모양새다. 다만 현 시점이 전통적인 비수기라는 점에서 면세업계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중국 당국은 단체관광을 금지시킨 데 이어 개별적인 해외여행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실제로 지난 29일 방문한 서울 명동 롯데면세점은 여느 때보다 한산했다. 며칠 전까지 쇼핑하기 위해 대기 줄을 서던 일부 명품관에도 드문드문 인적이 있을 뿐이었다. 직원들과 이용객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매장 곳곳에는 손 세정제가 놓여있었다.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언급을 피하면서도 “평소보다 썰렁하다”고 전했다.

면세업계는 ‘큰손인’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매출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면세점 매출 가운데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80%에 달하는 까닭이다. 

과거 감염병이 유행할 때도 면세업계는 큰 타격을 입었다. 2003년 사스 사태 때 외국인 관광객수는 475만2700명으로 전년 대비 11.1% 줄었다. 그해 상반기 서울 시내 6개 면세점 매출은 전년 대비 20% 가까이 줄었다.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당시엔 외국인 관광객 수가 1323만1651명으로 전년대비 6.8% 감소했다. 한창 메르스가 위력을 떨쳤던 그해 7월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전년동기대비 53.5%로 급감했다.

특히 최근 한한령 해제 조짐이 가시화되던 상황이라 면세업계의 아쉬움이 더욱 크다. 앞서 중국 정부는 2017년 사드 한반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롯데그룹 계열사 이용 금지 ▲온라인 관광상품 판매 금지 ▲전세기·크루즈 금지 ▲대규모 광고·온라인 판매 제한 등 한한령 4불(不)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2016년 807만명에 이르던 중국인 관광객은 2017년 절반 수준인 417만명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예정되면서 한중관계 개선의 일환으로 한한령을 해제할 거란 분석이 이어졌다. 면세업계는 한한령 해제로 유커(중국인 단체 관광객)가 돌아온다면 따이궁 의존도가 완화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해 왔다.

다만 아직은 시기상 비수기라는 점에서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입장이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1월 24일~2월2일)는 통상적으로 중국인 관광객 비수기로 꼽힌다. 중국인 관광객은 대개 춘절 직전에 한국에 들렀다가 연휴 때는 중국에 머문다.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 감소 여부는 춘절이 지난 뒤 따이궁의 방문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한한령이 풀릴 거란 기대감에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특수를 누리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다만 현장에서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고 정부가 시진핑 주석의 방한과 연관이 없다고 밝힌 만큼 실망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면세업계는 국내외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차단하기 위해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면세점 등 주요 면세점업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했다. 또한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고객에게도 마스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