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육군 부사관 변희수 하사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 군인권센터에서 군의 전역 결정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육군은 휴가 중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부사관 변 하사에 대해 '계속 복무할 수 없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이날 전역을 결정했다. /사진=뉴스1

군 복무 중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해 강제 전역된 변희수 하사가 법원의 성별 정정 허가에 따라 법적으로도 여성이 됐습니다.
변 하사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 신청을 냈는데요. 군인권센터는 지난 10일 “청주지방법원이 변희수 하사의 법적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정정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변 하사는 군 복무 중이던 지난해 11월 휴가를 내고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습니다. 복귀 후 군 병원은 변 하사에게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고 부대 측은 조기전역을 권했는데요. 변 하사는 남은 기간을 여군으로 복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육군 전역심사위원회는 지난달 22일 변 하사의 전역을 결정했습니다.

변 하사는 전역 결정 이후에도 행정소송 의사를 밝히는 등 군 복무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는데요. 이제 법적으로도 여성으로 인정받은 변 하사, 여군 복무가 가능할까요?

◆2006년부터 성전환수술에 따른 성별 정정 가능해져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가족관계등록부에 착오나 누락이 있는 경우 등록부 정정 허가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전환자 역시 출생당시의 성을 전환된 성으로 변경하기 위해 등록 정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006년 최초로 성전환자의 가족관계등록부(당시 호적)상 성별 정정을 허용했는데요. 당시 재판부는 “성의 결정에 있어 생물학적 요소와 정신적·사회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전환된 성을 그 사람의 성이라고 보더라도 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전환된 성이 법률적으로도 그 성전환자의 성이라고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법원은 특히 “성전환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향유하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며 “이러한 권리들은 질서유지나 공공복리에 반하지 않는 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성별 정정 허용 이유를 밝혔습니다.

현재 성전환자의 성별 정정은 ‘성전환자의 성별정정허가신청사건 등 사무처리지침(가족관계등록예규 제537호)에 따라 진행되는데요. 법원은 신청인의 성 정체성 및 외관, 성별 정정의 악용 가능성 등을 조사해 성별 정정 허가 결정을 할 수 있습니다. 성별 정정 허가의 효력은 법원이 결정을 고지한 즉시 발생합니다.

◆'여성'으로 재입대, 법적으론 문제없어

현재 변 하사는 전역처분 인사소청 및 행정소송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역 당일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재입대를 해서라도 여군으로 복무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는데요.

입영대상자는 ‘병역판정 신체검사 등 검사규칙(병역신체검사규칙)’에 따라 병역판정을 받습니다. 병역판정관은 신장이나 체중 등 신체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질병·심신장애 여부를 확인해 등급을 판정하는데요.

병역신체검사규칙은 ‘성주체성 장애 및 성선호 장애’를 정신의학과적 증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군 복무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5급, 향후 일정기간 관찰이 필요한 경우 7급으로 분류됩니다.

변희수 하사와 같은 성전환자는 ‘음경상실’ 판단이 내려지는데요. 이런 경우 역시 5급으로 분류됩니다. 병역법상 5급 판정을 받게 되면 전시근로역으로 편입됩니다.

다만 해당 규칙은 장교, 준사관 및 부사관 등 지원에 의해 임용되는 군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부사관 이상 군인의 임용에는 군인사법이 적용되는데요. 군인사법 시행규칙상 성기 훼손 등은 심신장애에 해당해 전역 대상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변 하사 역시 해당 규정에 의해 강제 전역 조치됐습니다.

하지만 변 하사가 여성으로 다시 부사관에 지원할 경우 얘기가 달라집니다. 성기훼손은 남성이라는 전제 하에 성립하는 사유이기 때문인데요.


만약 변 하사가 재입대를 원한다면 여성으로 성별이 정정된 만큼 여군으로 지원해야만 합니다. 이후 신체검사 등을 통과할 경우 변 하사의 여군 입대를 가로막을 수 있는 법적 장애물은 없어 보입니다.

육군 관계자는 지난 11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변 하사의 재입대 여부를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는데요. 우선 인사소청과 행정소송 등 가능한 절차를 진행한 뒤 필요할 경우 관련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