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김선웅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를 대응하기 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하면서 국내 증시에 반등 기회가 될 지 관심을 모은다.
미국의 금리 인하카드가 경기부양책과 함께 국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증시 변동성이 확대,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우세하다. 

Fed는 3일 오전 10시(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연 1.5~1.75%인 기준금리를 1.0~1.25%로 0.5%포인트 낮춘다고 발표했다. 통상적인 금리 조정폭인 25bp의 2배에 해당하는 이른바 '빅컷'(big cut)이다. 긴급 금리 인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활동에 위험을 전개하고 있다면서 “Fed는 그 리스크를 보고 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 이외에 다른 정책수단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양적완화(QE) 재개’ 가능성엔 선을 그었다. 

이번 미국 금리 인하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를 줄여보려는 선제적 조치지만 시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분위기다. 

실제 미국 증시는 약 3% 하락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2.9% 하락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2.8% 떨어졌다. 연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만큼 경기가 안 좋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CNBC는 “Fed가 경제 하향을 인정한 것은 다행이나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들게 했다”고 주가 하락 배경을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 국채로 몰리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1% 아래로 하락했다. 금값은 2.9% 뛰었다. 반면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1.37% 상승했다. 우리나라 코스피200의 야간선물(3월물)은 0.7% 하락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깜짝 발표가 있었지만 미국증시는 하루만에 다시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주요 7개국(G7) 발표에서 구체적인 정책 발표가 미흡했고, 연준의 개입도 기준금리 인하에만 그쳤다는 실망감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앞서 G7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오전 전화 회의를 연 뒤 공동성명을 통해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할 것이며, 행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경제성장 악화를 타개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지난 해 세 차례 금리 인하 이후 사후적 대응을 선언했던 연준이 긴급 회의까지 진행하며 금리 인하에 나선 것은 그만큼 향후 펀더멘털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반증으로도 볼 수 있다"며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펀더멘털 충격 강도에 따라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Fed의 금리 인하로 국내 증시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기대감이 형성돼 증시를 뒷받침해 줄 수는 있지만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로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가 연준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 내 코로나 확진자 증가 및 경기 둔화 우려로 급락했다"며 "특히 연준이 정기적인 FOMC를 2주 앞두고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점은 경기 둔화 우려를 자극했으며, 이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연준의 추가적인 금리인하 기대, 유럽중앙은행(ECB)의 정책 대응, 세계은행(WB), 국제통화기금(IMF) 의 긴급 대응 시사와 함께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움직임 등은 경기 둔화 우려를 제한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증시는 각국 정부의 대응에 대한 수혜로 미 증시 대비 조정폭은 제한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손하연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주식은 한동안 변동성이 높은 국면이 유지되겠지만, 마찬가지로 정책 대응 기대감이 증시를 어느 정도 뒷받침해 주는 구도가 될 전망"이라며 "큰 틀에서 지난해 1~8월과 마찬가지로 주식, 채권이 동반 강세를 띠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18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Fed의 0.5%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제 부진에 대응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안기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국 최근 위험자산과 관련된 금융시장에서는 유동성 부족의 징후가 포착된 것으로 해석된다"며 "또 질병 확산의 예상이 어렵다는 이유까지 더해지면서 연준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로를 예상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한 차례 금리 인하만으로 마무리되기는 어렵다"며 "긴급 금리인하 사례는 1998년 10월과 2008년 1월 및 10월에 있었는데 긴급회의 이후에 실시된 정례회의에서 다시 금리를 인하했다. 이번에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Fed가 추가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Fed의 금리 인하 발표 이후 트위터에서 “Fed가 (금리를) 내리고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다른 나라들 및 경쟁자들과 맞추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