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8일 서울 시내의 한 초등학교 교실이 텅 빈 모습. /사진=장동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늦춰지면서 '9월 학기제'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초·중·고와 대학교의 새 학기를 9월부터 시작하는 제도를 말한다. 9월 학기제 도입론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으나 교육계에선 현실화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9월 학기제' 도입론, 왜 나왔나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9월 신학기제 개편 검토가 필요하다는 제안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며 “충분히 시간을 갖고 공론화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적었다.
김 지사는 전날에도 “3월에 개학하는 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일본과 호주밖에 없다”며 9월 학기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긴 여름방학 동안 새 학년을 위한 충분한 준비시간도 가지고 지금처럼 애매한 2월 봄방학 문제도 해결하고 다른 선진국과 학기가 일치되니 교류하거나 유학을 준비하기도 좋다. 장점이 많다”며 “본격 검토해 매년 단계적으로 2~3년에 걸쳐 9월 학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정부에서 검토할 때가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인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 개학을 세 차례에 걸쳐 4월6일로 늦춘 바 있다. 이에 학기 일정 등이 미뤄지면서 이참에 국제적 기준에 맞는 9월 학기제를 검토해보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각국은 9월 학기제를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도 과거 김영삼, 노무현, 박근혜 정부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유로 9월 학기제 도입을 검토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김기식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도 지난 19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돼 아예 개학이 5월로 넘어가야 되는 상황이 온다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긴다. 법적 수업일수도 줄여야 되고 방학도 줄여야 되고 대학입시도 조정해야 된다"면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9월 신학기제를 검토해보자"고 제안했다.

실제 이 같은 주장에 동조하는 여론도 많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코로나로부터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9월 신학기제로 변경해주십시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따라 9월 학기제 도입 검토를 요구합니다', '가을학기제 도입을 요청합니다', '봄학기를 폐지하고 글로벌에 맞춰 9월 신학기제로 변경' 등의 관련 청원이 올라와 있다.


사회적 비용 불가피… 신중론 나와


다만 교육계에서는 9월 학기제에 대한 신중론이 우세하다. 학기제를 전환할 경우 혼란이 불가피하고 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도 뒤따르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계에서는 예산, 교육과정, 교원수급문제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신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신입생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 만큼 교원을 더 뽑아야 하고 교육관련 법안도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015년 '9월 신학년제 실행 방안' 보고서에서 3월 입학을 6개월 앞당기는 경우 첫 학년에 신입생이 두배로 늘면서 12년간 약 10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