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장례업체 직원들이 마스크를 쓴 채 장례를 집도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에서 유럽연합(EU)을 향한 반발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탈 EU'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7일(한국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최근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한 설문조사에서 'EU에 속해 있는 것이 이탈리아에 유리하지 않다'는 응답이 67%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47%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다.

많은 이탈리아인들은 과감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한 EU에 영원히 등을 돌리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EU가 이탈리아와의 연대감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유럽의 미래가 위태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탈리아는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에 다른 EU 국가들로부터 신속하게 지원받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그동안 독일 등 EU 소속 북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위기를 넘기기 위한 채권 발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자 불만이 더욱 커졌다.

EU는 회원국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유럽안정기구(ESM)라고 부르는 구조 기금을 가지고 있다. 클라우스 레글링 ESM 대표는 이 기금을 사용하라고 했지만 이탈리아는 나중에 가혹한 조건으로 돈을 회수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이에 지난달 바이러스가 남유럽을 휩쓸고 있는 와중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이 이끄는 9개 유로 국가들은 코로나본드(채권) 발행을 촉구하는 공동 서한을 냈다. 이들이 조성하고자 하는 코로나채권은 독일을 포함해 모든 유럽국가들이 공동 보증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당시 일부 EU지도자들은 이를 반대하며 격론을 벌였다. 하지만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유럽의 단결을 외치고 그의 동맹국들이 이를 밀어부쳐 겨우 타협점을 찾아냈다.

하지만 독일 국방장관 출신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이 다시 이를 뒤집고 나섰다. 최근 그는 코로나채권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며 이에 미온적인 독일에 동조하는 발안을 했다.

유로 재무장관들은 7일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날 대규모 경제 지원안을 만들기 위해 모인다. 이탈리아는 경제 재건을 위한 채권을 EU가 더 큰 규모로 발행하기를 원하지만 험난한 길이 예상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날까지 13만254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 중 1만6523명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