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우호적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 축소를 지시했다. 팽팽한 긴장감을 보이던 미국의 대북 기조가 급변하면서 한미의 관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손을 내민 이유는 무엇일까.
북한에 갑자기 손 내민 트럼프…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 축소 지시와 북한에 대한 태도 변화 원인에 대해 미국 매체 뉴욕타임스와 악시오스는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미군의 전력과 무기 부족을 꼽았다. 해당 매체들은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미국의 군사 지원과 주요 무기 비축량이 급속하게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며 "미 해군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태평양에서 중동으로 재배치됨에 따라 태평양 지역 내 항모 부재 등 미군 전력 부하와 준비 태세 부족이 한·미 훈련 축소의 실질적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는 동맹 국방비와 이란 문제 참여 거부에 대한 불만 표시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합훈련 비용에 대한 불만을 다시 제기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한국 정부에 호르무즈 해협 안보 유지나 이란 비핵화 과정 참여 등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점을 직접 언급하며 불만을 표했다. 이에 워싱턴포스트와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한·미 연합군사훈련 규모 축소 지시는 안보 비용 분담에 대한 동맹 잔혹 대처와 '거래주의적' 동맹관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지지율 떨어진 트럼프…반등 위해 북한 선택했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긍정적 신호를 보낸 것이 오는 11월 중간 선거를 위한 정치적 계산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정 지지율이 임기 내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긍정 평가한 응답자는 33%, 부정 평가한 응답자는 64%였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여론조사는 전국의 미국 성인 116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포인트다.
이는 이번달 초 조사에서 35% 지지율을 기록한 것보다 2%포인트 떨어진 수치이자 현 임기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이란과의 전쟁이 꼽힌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50%에 가까운 지지율로 백악관에 복귀했으나 올해 동맹국인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공격을 명령한 이후 큰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지지율이 하락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3개월 남은 중간선거에서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북한에 손을 내민 것이라는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다. 영국 매체 더 가디언과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미국 외교협회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를 지시할 때 막대한 비용을 강조한 것에 대해 "미국 세금을 타국 방어에 낭비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들과 '미국 우선주의' 성향 표심을 집결시키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란전에 군사적 자원을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반도 등 타지역 군사비 지출과 전력 분산을 줄였다는 점을 성과로 내세우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이라도 대가를 치르지 않거나 미국을 돕지 않으면 무조건 보호하지 않는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여줬다"며 "이는 지지층에게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어필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중간선거 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대화를 재개하거나 극적인 외교적 돌파구를 마련할 경우 지지율 반등을 끌어낼 수 있다며 이번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손을 내민 이유는 과거 임기 1기 시절처럼 외교적 치적을 만들기 위한 사전 정계 작업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한국과 국제사회에 미칠 영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지시는 한국과 미국의 신뢰성 저하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CNN에 따르면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는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을 심화시킬 수 있으며 미국의 동맹 방어 공약에 대한 신뢰도 흔들 수 있다. 아울러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동맹국들은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으로 인해 중국 억제, 대북 억지력 유지 노력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질 수도 있다.
특히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축소되면 주한미군(약 3만명)과 주일미군(약 5만명)이 실전 훈련 축소로 인해 방어 준비 태세가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CNN에 따르면 미 군사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양보 없이 북한에만 주도권을 내어주는 '자책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N은 "과거 훈련 중단·축소 경험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속적으로 핵·미사일 무기체계를 현대화하고 우크라이나 파병 등으로 실전 경험을 축적했다"며 "양보 없는 선제적 훈련 축소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줄이기보다 핵보유국 지위를 굳혀주는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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