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있는 중국인 근로자들이 오도가도 못할 처지에 놓였다. 미국 정부가 취업비자를 내주지 않아 직장을 잃었지만 고향으로 돌아가기에는 막대한 항공료가 부담이다.
9일(현지시간) 미국 'CNN'은 중국인 탕첸의 사례를 통해 미국 내에서 중국인 근로자들의 입지가 급격히 좁아졌다고 전했다.
중국 저장성 출신의 탕첸은 지난 2014년 전문직 취업비자(H1-B)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펜실베니아주 포트 워싱턴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해왔다. 미국에서 계속 살아갈 생각이었던 탕첸은 아파트까지 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탕첸의 직장은 지난달 13일 그를 정리해고 했다. 여기에 당국이 비자 갱신도 허가하지 않자 탕첸은 순식간에 미국에서 고립됐다.
일반적으로 탕첸과 같은 H1-B 비자 소지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경우 60일 동안 새로 직장을 구해야 한다. 만약 직장을 찾지 못한 채 180일이 지날 경우 향후 재입국이 금지될 수 있다. 탕첸은 급히 직장을 찾고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로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H1-B 비자는 미국에서 가장 흔한 유형의 취업 비자로 지난 5년 동안 약 90만명에게 발행됐다. 이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중국인으로, 지난 한해 발행된 H1-B 비자의 15%가 중국인들에게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일자리를 잃으면서 미국 내 중국인 공동체에서는 고용 불안정과 비자 발급 여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뉴욕에서 이민 전문 변호사로 일하는 잉차오는 이와 관련해 "지금처럼 많은 비자 소지자들이 일자리를 잃는 건 보지 못했다"라며 "2008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들이 중국으로 되돌아갈 길도 막막하다. 일례로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한 중국인 유학생은 지난달 중순부터 귀국 항공편을 찾았으나 중국행 항공편이 급감하고 가격이 폭증하면서 쉽사리 티켓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체는 이 유학생의 말을 빌려 "중국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는데 미국에서 오래 머물 수도 없다. (이들은) 갈 곳이 없다"라고 전했다.